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발암물질 검출 우려로 판매중단된 항궤양제 ‘알비스’를 다시 시장에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전 사장은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원료로 알비스의 성분을 교체하고 안전성을 입증하는 자료를 확보해 알비스의 판매재개를 노리면서도 차세대 항궤양제 ‘펙수프라잔’의 치료범위를 넓히는 것으로 알비스의 공백을 메울 계획도 함께 세우고 있다.
 
대웅제약 '효자' 항궤양제 판매재개 추진, 전승호 안전성 입증이 열쇠

▲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발암물질이 검출된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의 시장 퇴출을 결정하면서 국내에서 알비스 판매를 재개하려는 대웅제약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줄지 시선이 몰리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라니티딘 제품에서 발암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의 수치가 시간과 온도에 따라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미국시장에서 모든 라니티딘 제품의 철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라니티딘 성분의 의약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발표를 하자 관련 의약품의 판매를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조치를 내렸다.

전 사장은 알비스의 원료를 바꿔 판매재개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알비스가 판매중단되기 전 복합치료제 분야에서 국내시장 1위를 차지하며 연매출 600억 원 정도를 내던 제품이었기 때문에 판매를 쉽게 포기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대웅제약은 현재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검출되지 않은 원료를 수급해 알비스의 성분을 변경하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판매재개를 염두에 두고 3월31일로 의약품 갱신일이 다가온 알비스의 품목허가를 새롭게 받기도 했다. 의약품 품목갱신제도에 따라 허가된 의약품은 5년마다 허가를 갱신받아야 한다. 

전 사장은 미국 식품의약국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알비스의 안전성이 입증된다면 국내 판매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의 시장 철수를 결정했지만 제약사가 과학적 자료를 통해 발암물질의 수치가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다면 재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도 “만약 특정한 제조방법으로 발암물질이 생성되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판매재개도 원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2018년 라니티딘과 마찬가지로 발암물질 검출로 판매 중단됐던 발사르탄 성분의 의약품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원료약 공정검증 시험을 통과해 판매를 재개했던 사례가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보건당국에서 환자의 안전을 고려해서 일단 판매중단조치를 내린 것”이라며 “연구를 계속 진행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 사장은 알비스의 판매재개를 준비하는 한편 차세대 항궤양제 ‘펙수프라잔’의 치료범위를 넓히는 것으로 알비스의 공백을 메우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대웅제약은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에서 최고 신약을 만든다는 목표로 펙수프라잔을 개발해 식도 점막이 허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으로 품목허가를 신청해 놓고 있다.

대웅제약은 펙수프라잔의 치료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스테로이드소염제(NSAIDs) 3종과 병용요법 등의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1일에는 식약처로부터 급성 또는 만성 위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펙수프라잔의 임상3상 계획을 승인받기도 했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이 라니티딘 이슈에 대비해 펙수프라잔의 판매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펙수프라잔이 상용화되면 라니티닌시장의 일부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