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안동시예천군에서 미래통합당 김형동 후보가 영입인사로 전략공천됐지만 무소속으로 출하는 권오을 권택기 후보의 등장으로 어려운 대결이 예상된다.

31일 경북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안동시에서만 3선을 지낸 권오을 전 의원과 서울 광진갑에서 의원을 지낸 권택기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함에 따라 혼전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동예천 통합당계 김형동 권오을 권택기 혼전, 민주당 이삼걸도 저력

▲ (왼쪽부터)미래통합당 김형동 후보와 무소속 권오을 후보와 무소속 권택기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삼걸 후보.


게다가 범진보진영에서는 2018년 지방자치단체선거에서 30% 이상 지지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삼걸 후보가 뛰어들었다.

김 후보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15년 동안 노동자 지원 및 상담활동을 해 온 점을 높이 평가받아 전략공천됐다.

김 후보는 27일 보도자료 형식의 출마 선언문에서 “국회에 입성해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들의 근로환경과 처우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 간이과세 적용기준 인상, 소상공인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국노총에서 변호사로 일한 경험과 전문성이 통합당의 집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그는 13일 안동MBC라디오 ‘허환구의 라디오 오늘’에 출연해 “당의 인재영입위원회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응한 것”이라며 “정권을 교체하려면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이 있어야 할 텐데 노사관계문제의 갈등 조정에 관한 전문가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은 김 후보의 '진보 이력'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김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문재인 대통령 취임 축하 등의 칼럼을 썼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김 후보는 “문 대통령이 이른바 노동존중을 해주겠다는 기치를 내걸었기 때문에 잘해보면 좋겠다는 정도의 축하 메시지였다”며 매주 쓴 500여 편의 글 가운데 한 편일 뿐 글 전체를 봐달라고 말했다.

무소속 후보들의 정치이력도 만만치 않다.

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권오을 후보는 안동에서 1996년 15대부터 2004년 17대까지 국회의원을 지낸 이 지역의 대표 정치인이다. 

권오을 후보는 지역 주민에게 국회의원 시절 경북도청을 안동으로 유치하고 안동 LNG 공급사업을 3년 앞당겨 착공하기로 하는 결정을 이끌어낸 점, 도산의 국학진흥원 및 산림과학박물관을 유치한 점 등을 내세우며 지역 발전에 기여한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핵심 공약으로는 안동시를 경제혁신 자립형 도시로 만들겠다는 '안동형 뉴딜정책'을 내걸었다. 이를 위해 체험 및 체류형 관광과 스포츠 관광마케팅을 융합해 안동시의 관광사업을 고도화하겠다는 것이다. 

권오을 후보는 총선 승리 후 통합당에 입당하기로 했다며 보수진영의 지지를 호소했다.
 
권택기 후보는 서울 광진갑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는데 이명박 대통령 후보 기획단장을 지낸 경험을 앞세워 지역발전의 적임자임을 자임한다.

안동과 예천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으로 촉구하고 있다. 

권택기 후보는 17일 “안동시의 경우 도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된 청도군과 비교해 3월 카드 소비금액 감소폭이 거의 동일 수준으로 떨어졌다”라며 안동시와 예천군의 코로나19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촉구하며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지역민들의 마음을 파고 들고 있다.

시민펀드형 관광리조트 유치, 월영교와 원도심 사이 전기선로 없는 무가선 관광트랩 도입, 교통인프라 확충 등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약도 내놓았다. 
 
권택기 후보는 26일 예비후보였던 김명호 전 경북도의원과 후보 단일화를 이루고 그를 30일 선거캠프 선거대책위원장에 추대하는 등 지지세 결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경상북도 행정부지사와 행정안전부 차관을 역임한 이삼걸 후보가 나와 보수진영의 표심분열을 틈타 이변을 노리고 있다.

보수세 강한 지역이지만 통합당 후보와 전직 의원 출신 무소속 후보 2명 등 보수 유력후보가 3명이나 출마하는 만큼 이 후보가 범진보 단일후보로 당선을 노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후보는 2018년 안동시장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31.7%를 득표해 저력을 보여줬다.

이 후보는 2월24일 대구 BBS방송 ‘라디오 아침세상’에 출연해서 “경북도청이 안동시로 이전하면서 도청신도시 주변으로 많은 것이 흡수되며 안동 원도심 경제가 많이 어렵다”며 “힘있는 여당의원이 당선돼 중앙정부의 예산 투입으로 안동 원도심에 국가 주도사업을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예천은 보수성향의 유권자가 절대 다수인 곳이다.

하지만 지역민심은 당보다 인물을 선택한 적이 여러 차례 있어 김 후보가 통합당의 전략공천을 받은 '적자'임에도 승리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

안동시갑에서는 2008년 18대 때 김광림 후보(안동시을), 1996년 15대 때 권정달 후보(안동시을)가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심지어 권오을 후보는 15대 총선 때 통합민주당 후보로 당선되기도 했다. 

김 후보를 포함한 4명의 후보 이외에도 우리공화당 박인우 후보, 국가혁명배당금당 신효주 후보가 안동시예천군 후보로 등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