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미추홀구을에서 더불어민주당 남영희 후보와 미래통합당 안상수 후보, 무소속 윤상현 후보가 3파전을 벌인다.

현역의원인 윤 후보의 무소속 출마로 통합당 안 후보와 보수표 분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 남 후보가 인천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이 될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인천 동·미추홀에서 야권 안상수 윤상현 난타전, 민주당 남영희 기회

▲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윤상현 무소속 후보(가운데), 안상수 미래통합당 후보.


29일 인천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동구·미추홀구을 선거구에서는 민주당 남영희 후보와 통합당 안상수 후보, 무소속 윤상현 후보 등 세 후보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이날 현재 세 후보 가운데 남 후보와 윤 후보가 초박빙 대결을 벌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소프트뱅크가 중부일보의 의뢰를 받아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한 동구·미추홀구을 선거구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남영희 후보 30.5%, 무소속 윤상현 후보 29.8%로 집계됐다. 통합당 안상수 후보는 21.5%, 정의당 정수영 후보는 4.2%였다. 

이 곳 선거구의 현역의원이 윤 후보이고 남 후보는 지역구 총선에 처음 출마하는 정치신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남 후보의 지지세가 눈에 띈다.

남 후보는 여성 국회의원 '불모지’인 인천에서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을 노린다.

남 후보는 2018년 4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내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꼽힌다.  

2002년 당시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선거운동에 참여했고 문재인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특별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을 지녔다. 부산 출신으로 미추홀구에 있는 인하공업전문대학교를 졸업했다. 

남 후보는 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많은 지역에 출마하며 노동존중 가치를 지키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남 후보는 27일 민주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주최한 ‘제21대 총선 미래선대위 노동존중실천단’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모두 자유롭고 평등하고 안전하게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노동환경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국제적 기준의 노동환경을 마련하여 노동자의 권리 증진을 위한 국회의원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남 후보는 민주당 내 경선 후유증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남 후보는 26일 동구·미추홀구을 경선을 치른 박우섭 전 민주당 미추홀구을 지역위원장의 지지자들로부터 사전 선거운동 등 선거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됐다. 박 전 위원장의 지지자들은 인천 선거관리위원회에 남 후보의 청와대 경력과 관련한 정확한 사실확인을 요청해 놓고 있다.

윤 후보는 20대 총선 때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했던 성공스토리를 21대 총선에서도 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배제를 당했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새누리당(통합당 전신)에 복당했다.

윤 후보는 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20일 인천시당 당원 2650명과 통합당을 동반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협 평가와 각종 여론조사에서 항상 최상위권으로 평가 받았는데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됐다”며 “통합당의 동구·미추홀구을 공천은 원칙과 전략이 없는 무개념 공천을 넘어서 자해공천이고 정치가 아무리 미추홀을 홀대하고 버려도 저는 절대 동구·미추홀구와 주민들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후보가 20대 총선처럼 이번 총선에서도 생환할 수 있을 지를 놓고 쉽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을 향한 여론이 지난 2016년 20대 총선보다 나빠져 친박계 핵심인사로 분류되는 윤 후보의 득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같은 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안 후보와 갈등이 격화되는 점도 윤 후보로서는 부담이다. 

안 후보는 윤 후보를 정당법 위반 및 사문서 등의 위변조 및 부정행사 등으로 인천지방검찰청에 고발하고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도 허위사실공표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기로 했다.

안 후보는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의원은 당원 2650명이 공천결과에 반대해 동반 탈당했다는 기사를 블로그에 올려 홍보했지만 통합당 인천시당에서 조사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며 “탈당계를 냈다는 당원들 가운데 본인이 탈당한 줄 모르는 분이 다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한 공세와 함께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내세워 보수성향 지역 유권자들의 결집을 노린다.

그는 9일 국회에서 연 출마 기자회견에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정들었던 동·강화·옹진 지역구를 떠나 오직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 나섰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문재인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구·미추홀구을은 안 의원이 지역기반을 닦아온 곳이 아니라는 점에서 세몰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 후보는 애초 인천 계양갑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으로 동구·미추홀구을 공천을 받았다.

안 후보는 인천시장을 지내 인지도는 높지만 시장 재임시절 평가가 좋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그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인천시장을 지내면서 무리한 개발사업투자로 인천시 재정을 악화시켰다는 말이 나온다. 

이 선거구는 보수정당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꼽힌다. 1996년 15대 총선부터 2016년 20대 총선까지 17대 총선을 제외하고 보수후보가 당선됐다.

선거구 개편이 이뤄지기 전에는 인천 남구을로 명명됐던 곳으로 21대 총선부터 동구와 미추홀구을(남구을 선거구의 개명 후 이름)이 합쳐져 획정됐다. 

2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인천 동구·미추홀구을에는 민주당 남영희 후보와 통합당 안상수 후보, 정의당 정수영 후보, 국가혁명배당금당 황창식 후보, 무소속 윤상현 후보가 후보등록을 마쳤다.

아이소프트뱅크 여론조사는 인천 동구·미추홀구을에 사는 만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6%,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