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준 게임빌 대표이사 겸 컴투스 대표이사가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지배구조를 개편할까?

송 대표는 게임빌을 흑자로 전환하는 데 컴투스와 시너지를 낼 방안을 찾아야 한다.
 
송병준, 한 지붕 두 가족 게임빌과 컴투스 지배구조 개편할까

송병준 게임빌 대표이사 겸 컴투스 대표이사.


게임빌은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사업목적에 ‘자회사의 주식 또는 지분을 취득·소유함으로써 자회사의 제반 사업내용을 지배·경영지도·정리·육성하는 지주사업’과 ‘자회사 등에 대한 자금 및 업무지원 사업’ 등을 추가한다.

게임빌이 순수지주회사로 전환하려는 포석을 짠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나오는 이유다. 이를테면 네오위즈홀딩스와 비슷한 지배구조를 그리는 셈이다.

네오위즈홀딩스는 순수지주회사다. 네오위즈홀딩스의 첫 번째 사업목적은 ‘자회사의 지분 소유를 통해 자회사의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지주사업’이다. 게임 개발과 배급사업을 맡은 네오위즈를 지분율 30.92%로 지배한다.

게임빌 주주들은 이런 방향성을 반기지 않는다. 송 대표가 게임빌 자체의 게임사업을 정상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게임빌도 우려를 불식하려는 듯 순수지주사 전환에 선을 그었다. 이용국 게임빌 부사장은 2월 콘퍼런스콜에서 기관투자자들에게 관련 질문을 두 차례나 받고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하는 이유도 기존 사업지주사로서 진행해온 활동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송 대표가 어떤 형태로든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이라는 시선은 계속 나온다.

게임빌은 지난해까지 적자를 내 올해도 영업손실이 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반면 컴투스 실적을 연결하기만 하면 게임빌은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

가령 위메이드는 순수지주회사가 아니지만 연결 실적에 조이맥스 실적을 더한다. 위메이드가 보유한 조이맥스 지분은 33.3%로 게임빌의 컴투스 지분과 비슷하다. 위메이드는 조이맥스 지분율이 50%에 미치지 않지만 위메이드 최대주주가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한다고 인정받아 조이맥스를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다.

게임빌은 최근 컴투스 지분율을 29.38%까지 높였다. 23일까지 300억 원을 들여 컴투스 주식 31만 주를 사들였다. 

송 대표도 게임빌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3일부터 24일까지 14억 원을 들여 게임빌 주식 7만7천 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송재준 게임빌 부사장도 7천 주를 사들여 송 대표와 특별관계자의 지분율은 34.1%에서 35.38%로 높아졌다.

게임빌과 컴투스 사이 사업구조를 바꾸는 방안도 나온다.

게임빌이 게임개발은 그만두고 지식재산 제공과 배급사업만 할 수 있다. 넷마블이 개발자회사들에 지식재산을 제공한 뒤 만들어진 게임을 배급만 하는 형식을 사례로 들 수 있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모회사와 자회사로 묶였지만 지금까지 게임사업을 각각 진행하는 방식을 유지했다.

게임빌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및 상표권, 지식·정보·기술 등 무형자산과 지식재산의 관리·라이선스 판매 및 관련 용역사업’도 추가한다.

실제로 게임빌은 ‘월드 오브 제노니아’(가제) 개발을 컴투스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월드 오브 제노니아는 게임빌의 지식재산 ‘제노니아’에 기반을 둔 모바일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게임빌은 2008년 제노니아를 처음 선보인 뒤 시리즈로 게임을 7종 내놨다.

배급사업은 게임을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위험도가 낮다. 게임빌은 지금껏 직접 개발해온 지식재산을 컴투스에 넘겨 개발비용을 통제할 수 있게 됐다. 

게임빌 관계자는 “대형 게임을 준비하는 만큼 컴투스의 개발역량과 게임빌의 배급역량 사이에 시너지를 내기 위해 협력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