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대우건설의 기초체력을 바라보는 시장의 의구심을 씻어내야 하는 일이 무거워 보인다.

김 사장은 2018년 취임 이후 사업 다각화를 통해 지속해서 기업가치 높이기에 힘썼는데 시장에서 평가받아야 하는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오늘Who] 김형, 대우건설 사업다각화로 기초체력 의구심 씻기 다급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25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대우건설은 국내 5대 건설사(시공능력 평가 기준) 가운데 유일하게 모그룹의 지원을 받고 있지 않아 코로나19 사태와 유가 하락 등 외부변수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대우건설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국내 5대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그룹 계열사 물량 없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수주해 진행한다.

대우건설에서는 자체적 영업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대외변수에 따른 위기가 왔을 때 일감을 받쳐줄 모그룹이 없어 기업가치 평가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건설업계는 바라본다.

이런 시선은 주식시장에서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대우건설 주가는 다른 대형건설사와 비교해 오를 때 덜 오르고 내릴 때 더 내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크게 요동치고 있는 최근 5거래일 사이 대우건설 주가는 25일 하루를 빼놓고 모두 5대 건설사의 주가 평균 등락률보다 저조했다.

25일 기준 최근 5거래일 사이 주가 상승률을 보면 대우건설이 0.54%로 삼성물산(8.30%), 현대건설(5.35%), 대림산업(7.08%), GS건설(5.95%)과 비교해 크게 낮다.

대우건설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대폭 커진 3월 들어 5대 건설사 가운데 주가가 가장 많이 하락하기도 했다.

이런 주가 흐름은 그동안 기업가치 강화를 제1과제로 추진해 온 김형 사장에게 부담을 안겨준다.

김 사장은 대우건설을 매력적 매물로 만드는 과제를 안고 2018년 6월 대우건설 대표에 올랐다.

대우건설 주가는 현재 2천 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우건설 주가가 2천 원대까지 내려간 것은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을 졸업하기 전인 2003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건설업종의 현재 주가 부진 흐름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나온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는 종식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건설업 수주에 영향을 주는 유가 또한 불확실성이 크다”며 “국내 건설사들은 국내외 공사일정 지연, 국내 분양일정 지연, 해외 발주처의 발주여력 훼손 등에 따라 장단기 실적 모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건설의 주가 부진이 장기화하면 김 사장은 1년3개월가량 남은 임기 내 매각 작업을 진행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대우건설 주가는 25일 281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2018년 호반건설과 매각 협상을 하던 수준까지 가려면 적어도 2배 이상 상승해야 한다.

KDB산업은행은 2018년 호반건설과 매각협상을 할 때 6천 원대에서 움직이던 대우건설 주가에 25% 프리미엄을 얹어 1주당 7천 원대에서 매각을 추진했다.

KDB산업은행은 2010년 1주당 평균 1만5천 원을 주고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2018년 매각 추진 때도 헐값매각 논란을 겪었는데 주가가 액면가인 5천 원보다 낮은 상황에서 매각을 추진하는 일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김 사장은 대우건설의 기초체력을 바라보는 시장의 의구심을 씻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지난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육성하는 리츠(REITs)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자회사 3곳을 합병해 가로주택 정비사업 등 중소형 부동산 개발사업 진출을 결정했다.
 
[오늘Who] 김형, 대우건설 사업다각화로 기초체력 의구심 씻기 다급

▲ (왼쪽부터) 지홍근 대우에스티 대표, 윤우규 푸르지오서비스 대표, 장복수 대우파워 대표가 19일 서울 종로구 푸르지오서비스 본사에서 ‘합병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우건설>


드론 제조업체 ‘아스트로엑스’에 지분을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건설업과 4차산업혁명 사이의 접점을 찾아 신사업을 육성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우건설을 비롯한 대형건설사는 정부의 각종 규제 강화로 국내 일감이 줄고 해외에서는 발주 감소로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사장이 정부가 정책으로 힘을 싣는 중소형 정비사업과 수요가 지속해서 늘고 있는 스마트건설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면 대우건설은 그만큼 사업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중장기 전략에 따라 불투명한 국내외 건설시장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지속해서 회사가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새 성장동력을 확보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