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불안과 잇따른 펀드 환매중단사태로 신한금융투자가 최악의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등판한다.

신한금융투자 대표 취임 직후부터 투자자 피해 사후조치와 재발 방지대책 마련, 증시 불안 극복 및 실적 방어전략 등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위기의 불길을 잡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신한금융투자 '깜짝등판' 이영창, 위기관리 강해 '낙점'

▲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24일 "아직 이 내정자에 관련해 알려진 내용은 많지 않다"며 "최근 벌어진 사태를 고객 관점에서 책임지고 해결할 역량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20일 김병철 사장이 사임한 뒤 곧바로 자회사 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이영창 내정자를 선임했다. 이 내정자의 선임은 여러 측면에서 의외의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내정자가 대우증권에서만 25년을 근무해 신한금융그룹과 특별한 인연이 없고 최근 약 7년 동안은 법무법인에서 고문으로 일한 만큼 경영활동의 공백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이 내정자가 신한금융투자의 '급한 불'을 끄고 정상화를 이끌 수 있는 소방수 역할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이 내정자는 대우증권에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면돌파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어 고객관리와 조직관리 모두에서 역량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조용병 회장이 신한금융그룹에서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던 계열사로 꼽힌다.

라임자산운용 펀드와 독일 부동산펀드 환매 중단사태, 코로나19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까지만 해도 신한금융투자가 유상증자를 통해 외형을 키우며 사업 확장을 활발하게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지난해 신한금융투자 대표에 동양증권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외부출신 증권전문가인 김병철 사장을 선임했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졌다. 

김 사장이 일련의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 '김병철 매직' 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좋은 성과를 냈던 점도 비슷한 이력을 갖춘 이 내정자가 신임 대표에 발탁된 배경으로 해석된다.

이 내정자는 대우증권에서 일할 때 프라이빗뱅크(PB) 등 개인 자산관리사업의 초석을 다졌고 자산관리부문 대표를 맡을 때 사장 후보에 거론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한국 경제성장률이 5% 이상을 보이던 상황에도 높은 수익률보다 고객 자산의 안정성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는 방침을 앞세우며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펀드 환매중단사태를 수습한 뒤 고객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자산관리사업에 근본적 변화와 체질 개선을 추진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 내정자가 과거 리스크 관리를 중심에 두고 대우증권의 자산관리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만큼 조 회장도 이런 경험과 역량을 높이 사 신한금융투자 대표에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이 내정자가 신한금융투자의 조직 혁신과제를 충실히 이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가 대우증권 준법감시본부장과 법무법인 고문을 거치며 법률적 분야에 전문성을 확보한 점도 신한금융투자 대표에 적임자로 평가받는 이유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가 그동안 벌어진 펀드 손실사태와 관련한 소비자의 법적 대응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사후조치와 재발방지 대책에 면밀한 법적 검토를 거쳐야만 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만기가 연장된 독일 부동산 파생결합펀드의 손실이 확정되기도 전에 투자자에게 원금 일부를 미리 지급하는 결정을 내리며 고객 피해 방지를 위한 노력에 의지를 보였다.

이 내정자는 1961년 태어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대우증권에 입사해 기획본부장과 경영지원본부장, 리테일사업부장과 자산관리사업부문 대표를 지냈다.

신한금융투자 이사회 심의와 25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선임되며 임기는 내년 말까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