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늘면서 서버 및 데이터센터 수요가 함께 확대되고 있어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데이터 사용 급증,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서버 반도체 수혜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23일 외국언론을 종합하면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위축된 대신 인터넷과 관련한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IT매체 더버지는 미국 통신기업 AT&T를 인용해 “최근 와이파이(Wi-Fi) 통화 규모가 100%가량 늘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는 “영국 통신기업 보다폰의 인터넷 사용량이 30%가량 증가했다”며 “다른 통신기업 톡톡의 주간 네트워크 사용량도 20% 늘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나는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공산이 크다. 코로나19가 점차 여러 나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많은 기업이 감염을 막기 위해 인터넷 기반 재택근무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메모리반도체기업들의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늘어나는 데이터 사용량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서버 및 데이터센터 증설이 필수인 만큼 자연스럽게 서버용 반도체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영향이 데이터센터의 시설투자를 촉진시키고 있다”며 “올해 서버용 D램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는 각각 29.0%, 45.0% 늘면서 전체 D램 및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분을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의 혜택은 대부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두 기업은 2019년 4분기 매출기준 D램시장 점유율 72.7%, 낸드플래시시장 점유율 45.1%를 차지해 메모리반도체시장을 과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점유율에서 모두 1위를 유지하고 있어 서버용 반도체 공급에 따른 실적 개선의 가능성이 더욱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과 AMD 등 중앙처리장치(CPU) 공급자들도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과 AMD는 글로벌 서버용 CPU를 대부분 생산하는데 최근 수요에 대응해 서버용 CPU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IT매체 톰스하드웨어는 “인텔과 AMD가 PC용 CPU 생산량 일부를 서버용 반도체로 전환할 수도 있다”며 “올해 PC 판매량이 최대 3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공급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서버 생산기업들이 인텔과 AMD의 CPU를 사용해 공급량을 확대하면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증가하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사업이 큰 실적 부진을 겪지 않고 코로나19 위기를 넘어갈 수 있다고 여겨지는 이유다.

어규진 연구원은 “2018년 메모리반도체 공급과잉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을 때와 비교하면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단기 실적 부진은 피할 수 없지만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와 중장기적 IT제품 수요 회복으로 실적이 빠르게 정상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