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반도건설 지배구조 문제 및 KCGI의 ‘먹튀’ 가능성, 주주연합의 경영개입 가능성 등 조현아-KCGI-반도건설 연합(주주연합)를 향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20일 ‘조현아 주주연합 그럴듯한 주장?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폐쇄적 족벌경영의 대표격인 반도건설, 지배구조 최하위 등급을 받은 조선내화로부터 투자를 받은 KCGI, 땅콩 회항을 비롯해 한진그룹 이미지를 훼손한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과연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강화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한진그룹 "반도건설 KCGI 조현아 투명경영 논할 자격 있는지 의문"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과 그의 아들 권재현 반도건설 상무는 지주사인 반도홀딩스 지분 99.67%를 소유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수익성이 높은 계열사는 부인, 아들, 사위, 차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전형적으로 가족 중심의 족벌경영체제”라며 “권홍사 회장은 소액주주를 위한 목적의 ‘차등배당제도’를 악용해 권재현 상무에게 3년 동안 639억 원을 배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KCGI가 투자한 조선내화 역시 오너 가족이 주주명부에 올라있으며 이사회 독립성도 담보되지 않는 등 KCGI가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것과는 어울리지 않다는 것이다.

KCGI가 스스로를 장기 투자자로 말하는 대목도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현재 KCGI의 9개 사모펀드(PEF) 가운데 ‘케이씨지아이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제1호 PEF)’, ‘케이씨지아이제1호의5 사모투자합자회사(제1호의 5 PEF)’만 존속기간이 10년이며 나머지 7개는 존속기간이 3년에 불과하다”며 “이는 KCGI가 그동안 주장한 것과 달리 단기투자 목적의 ‘먹튀’를 위해 투자 자금을 유치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사모펀드는 존속기간이 끝나면 청산을 요구할 수 있으며 별도의 절차를 통해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주주연합이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진그룹은 공격했다.

한진그룹은 “강성부 KCGI 대표는 일본 항공사 JAL의 회생 사례를 들며 한진그룹 정상화 방식을 제시했다”며 “JAL은 사실상 공기업(주인 없는 회사)로 파벌과 방만한 경영 등으로 경영에 실패한 것으로 대한항공과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JAL 회생에 실질적 영향을 준 것은 정부의 자금 지원이며 방만한 기업운영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직원 가운데 37%에 이르는 1만9천 명을 감축했다”며 “사실상 주주연합이 인적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꾸준히 JAL의 회생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최근 주주연합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주주간계약서를 공개했지만 한진그룹은 믿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진그룹은 “이사회 장악과 대표이사 선임 이후 대표이사 권한으로 주주연합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고 이것이 바로 경영참여이며 경영복귀”라고 주장했다.

주주연합측이 주장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한진칼 경영실패, 대한항공 부채비율 등을 놓고도 ‘억지 논리’라고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항공사는 항공기를 보유하기 때문에 순이익이 수익률의 유일한 기준이 될 수 없다”며 “대한항공은 매년 영업이익 흑자를 보고 있는 데도 경영실패를 주장하는 것은 여론을 호도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국제회계기준상 영구채를 자본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제외하고 대항항공 부채비율이 1600%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회계기준을 오도하고 다른 기업 및 금융기관에서도 활용하는 영구채 발행을 부정하는 것 자체가 주주연합의 억지”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