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주총에서 주가 하락에 뿔난 주주 어떻게 달랠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오른쪽)이 2019년 3월27일 오전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한 주주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지주 주가가 바닥을 모르고 하락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어떤 방안을 내놓을까?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20일 오전 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본점에서 KB금융지주 주총이 열린다. 올해 주총이 열리는 4층 강당을 향하는 윤종규 회장의 발걸음이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주가는 말 그대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최근 3만 원대도 무너졌다.

KB금융지주는 2008년 10월 상장했는데 당시 시초가가 4만8천 원대였다. 그 뒤 2018년 초 장중 6만9천 원대까지 올랐으나 2년 사이 반토막났다. 현재 주가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2만7천 원대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일주일 사이의 주가 하락은 코로나19의 영향인 만큼 KB금융지주 주가에만 해당하는 일은 아니지만 이전에도 KB금융지주 주가가 약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코로나19 탓만 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 12월 중순 5만 원대를 찍은 뒤로 꾸준히 하락했다.

윤 회장은 지난해 주총에서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질타와 성토에 여러 차례 사과했다. 윤 회장은 당시 “정말 송구스럽기 그지없다” “얼마나 마음이 불편하겠냐”며 한껏 몸을 낮췄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주가를 끌어올릴 마땅한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로 KB국민은행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윤 회장이 마땅히 꺼낼 카드도 없어 보인다.

윤 회장은 지난해 인수합병 가능성을 열어놓고 “경쟁사와 비교해 마지막 한 발의 화살이 남아있다”고 주주들을 달랬다.

그러나 사실상 마지막 한 발로 여겨졌던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주가에 얼마나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0%대 초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생명보험업이 사양길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탓이다.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기도 하다.

KB금융지주는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말 은행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자사주를 소각했고 주당 배당금도 전년보다 늘렸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파생결합펀드 손실사태를 피한 데 이어 이번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사태에서도 KB증권을 제외하면 자유로운 편이다.

KB금융지주 주가는 실적과도 무관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자 증권가에서는 ‘완벽한 모범생’, ‘약점을 찾기 힘들다’고 할 정도로 호평이 쏟아졌다.

윤 회장은 지난해 주총에서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주가는 따라가기 때문에 KB금융지주의 기초체력을 다지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가는 시장에서 결정하고 시차는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반드시 본래의 모습에 맞는 주가로 가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선물을 준비하지 않아 성의가 없어 보인다는 지적에 “주주에게 최고의 선물은 주가와 배당”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