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기술 발전과 대형 IT기업의 금융분야 진출 가속화로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이 곧 금융업의 경쟁력으로 자리잡는 시장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통해 자산관리와 상품추천 등 기능 개선에 집중하며 IT기업에 맞설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다양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한금융, 네이버 카카오 금융업 진격에 인공지능 역량 키워 맞대응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12일 "금융권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금융업이 플랫폼 비즈니스로 성장하면서 기존 금융회사에 경쟁 심화와 시장 잠식 등 큰 위협이 다가오고 있다"고 내다봤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금융산업의 수익구조와 영업수단, 고객 확보 방식이 모두 빠르게 변화해 금융회사들이 핀테크기업 또는 IT기업과 맞경쟁을 벌여야만 하는 시대가 임박했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검색과 쇼핑 플랫폼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간편결제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과 간편결제에 이어 증권업까지 진출을 확대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앞두고 있으며 뱅크샐러드 운영사 레이니스트, 웹케시 등 핀테크 전문기업도 금융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기업들은 디지털 플랫폼의 경쟁력을 앞세워 다수의 가입자를 확보한 뒤 금융업에서 점차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은행과 카드, 보험과 증권 등 이미 다양한 금융업에 진출한 주요 금융지주회사들이 뒤늦게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가입자 확보에 힘쓰고 있는 점과 반대된다.

IT기업과 금융회사의 경계가 갈수록 흐려져 금융업이 플랫폼 비즈니스로 변화하면 결국 디지털 플랫폼과 서비스 경쟁력을 소비자에 인정받는 기업이 우위를 확보하게 될 공산이 크다.

신한금융은 다른 금융그룹과 같이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관련된 조직을 강화하고 있는데 특히 인공지능 분야에서 차별화된 장점을 갖춰나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금융은 인공지능 역량 강화를 그룹 차원의 주요 목표로 두고 자산관리와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고객 대응 강화와 리스크 관리 등 여러 목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신한AI는 지난해 국내 최초의 금융지주회사 계열 인공지능 자회사로 설립된 뒤 금융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최적의 상품과 자산 분배방식을 추천하는 투자자문서비스를 최근 정식으로 선보였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AI는 기존 로보어드바이저와 달리 인공지능 알고리즘 스스로 정보를 수집해 투자 판단을 내리는 방식으로 국내에 처음 적용된 기술"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인공지능 기술이 스스로 학습해 서비스 운영과 업무 처리, 고객 상담 등 업무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갈수록 높일 수 있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최근 금융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신한카드와 신한생명 등 계열사도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인공지능 활성화를 통한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려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에 인공지능 기술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구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금융권에서 투자자산 분석과 금융상품 추천 능력, 플랫폼 경쟁력은 인공지능 기술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며 "인공지능은 소비자와 금융회사가 소통하는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기업은 신한금융을 포함한 금융회사보다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앞서 시작했고 투자규모와 인력 등 측면에서도 대체로 우위를 보이고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을 다양한 금융업 분야에 적용하고 이용자의 금융 관련된 데이터를 서비스 개선에 활용하는 것은 신한금융과 같은 종합금융그룹이 더 유리하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주요 전략과제에 디지털 전환을 통한 사업모델 혁신과 경쟁력 구축을 포함하고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시장과 유망업종에 유연한 접근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 연구원은 "디지털 전환은 기존 금융회사들에 기회요인이 될 수도 있다"며 "플랫폼 고객 수를 많이 확보하고 인공지능 등 기술을 잘 활용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