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스마트폰사업에서 위기감을 더 안게 됐다.

LG전자는 미국에서 5G스마트폰으로 스마트폰 반등의 계기를 잡겠다는 기대를 품었다. 또 유럽 5G스마트폰시장 개화와 함께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LG전자, 코로나19 미국 유럽 확산에 5G스마트폰 어긋날까 '불안'

▲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런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11일 외국언론을 종합하면 코로나19는 LG전자가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V60씽큐(ThinQ)’를 출시한 미국과 유럽 등에서 본격적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스마트폰 이원화’ 전략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LG전자는 올해 들어 스마트폰을 지역에 따라 다르게 출시한다는 전략을 내놨다. V60씽큐 등 최상급 스마트폰을 북미, 유럽, 아시아 주요 국가에 한정해 출시하고 한국 및 다른 국가에서는 비교적 사양이 낮은 제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에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5G스마트폰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5G스마트폰 개화기에 힘입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LG전자는 2019년 미국에서 5G스마트폰 점유율 15%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전체로 보면 점유율 10%로 삼성전자와 화웨이 바로 다음 순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일반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이 2%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5G스마트폰을 통해 스마트폰사업에서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애플이 아직 5G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은 만큼 LG전자가 V60씽큐를 시작으로 5G스마트폰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 앞으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점유율을 더 높일 가능성도 있다.

LG전자는 2019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북미와 유럽은 5G서비스가 시작하고 있다"며 "이 지역에서 5G 가입자를 확보하려는 이통사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LG전자 마케팅 비용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에서 모바일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2019년 4분기 기준으로 19분기째 적자를 내고 있다. V60씽큐를 필두로 해외에서 성과를 내는 일이 시급한 이유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악화하면 스마트폰 수요에도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LG전자가 해외에서 주력하는 V60씽큐 등 프리미엄 5G스마트폰이 타격을 받을 공산이 크다. 

미국 바론즈는 영국 금융기관 바클리스 연구원을 인용해 “경기침체에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가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물론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른 시일 안에 꺾이면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코로나19로 이연된 스마트폰 수요가 다시 시장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4월 앞뒤로 진정되면 2분기, 3분기에 스마트폰 생산량과 판매량이 1분기보다 늘어날 것”이라며 “2020년 스마트폰시장은 13억8천만 대 규모로 2019년 대비 0.5%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LG전자, 코로나19 미국 유럽 확산에 5G스마트폰 어긋날까 '불안'

▲ LG전자 스마트폰 'V60씽큐 5G'. < LG전자 >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시선도 폭넓게 존재한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는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11일 기준 미국 내 30개 이상 주에서 코로나19가 발병했다. 확진자는 750명, 사망자는 30명으로 집계됐다. 가장 확진자가 많은 뉴욕주와 뉴저지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2만 명에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났고 사망자는 700명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 확진자가 1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프랑스와 스페인, 독일에서 2천 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나왔다. 스위스, 영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CNN은 9일 “오늘부터 코로나19 발병 상황에 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고 할 것”이라며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