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에 볕들 날 없어, 일본 공략하는 삼성전자 LG전자 '촉각'

▲ 일본 도쿄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스토어 '갤럭시 하라주쿠' 전경. <삼성전자>

한국과 일본의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수출규제에 이어 이번에는 입국규제가 이뤄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느 2020년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해를 맞아 일본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양국관계 경색이 자칫 사업에 영향을 미칠까 에의주시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9일부터 상대국 국민의 90일 무비자 입국제도를 중단하고 기존 비자 효력을 정지했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지만 기저에는 2019년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이후 악화한 한일 양국관계가 깔려 있다는 시각이 많다.

특히 아베 정부가 국내 여론의 불리함을 한국 때리기로 극복하려는 모습을 여러 차례 나타내면서 양국 관계에 위험부담이 상존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일본사업을 하는 국내 기업들이 한일관계 악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최근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고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일본시장에 나서고 있는 전자업계는 더욱 그렇다.

도쿄올림픽 공식후원사인 삼성전자는 일본시장을 향한 기대가 크다. 삼성전자는 2월 갤럭시언팩 행사에서 갤럭시S20플러스 도쿄올림픽 에디션을 내놓으며 올림픽 마케팅 의지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2019년 일본에 세계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 ‘갤럭시 하라주쿠’를 열고 일본 스마트폰시장 공략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2019년 일본 스마트폰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소니를 제치고 애플, 샤프에 이어 3위까지 올라섰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에서 TV 수요가 늘어날 것을 예상해 올들어 한국에도 출시하지 않은 48인치 올레드TV를 내놨다. 이미 2019년 말 8K 올레드TV를 출시하는 등 일본 프리미엄 TV시장 침투를 가속하고 있다.

LG전자는 또 2월 대화면 초경량 노트북 신제품 그램17을 일본에서 출시했다. 한국을 제외하면 글로벌 첫 출시다. 일본 5G시장 초기 선점을 위해 일본에서 듀얼스크린 스마트폰 V60씽큐도 조만간 출시하기로 하는 등 일본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한일관계 경색은 별로 좋지 못한 신호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일본 사업은 주로 일반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속적으로 반한 감정을 부추기면 자칫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비자 대상(B2C)사업뿐만 아니라 기업 사이 거래(B2B)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기업 사이에 대형거래와 계약 등은 최고경영자(CEO)급의 주요인사들이 직접 나서서 조율하는 사례가 많은데 당장 상호 입국제한 조치로 이런 왕래가 제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5G 통신장비사업 등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을 방문한 뒤 일본 2위 통신사업자 KDDI와 5G 장비공급 계약을 맺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나라 관계나 최근의 입국제한조치 등이 일본에서 사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관계 악화가 장기화되면 각 회사의 사업전략이 다소 달라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