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최대주주인 한화생명의 유상증자에 힘을 받아 해외 네트워크 강화와 대체투자처 발굴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2일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시아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았는데 51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자본력이 더해지면서 대체투자 확대 등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김용현, 한화자산운용 유상증자 발판으로 해외사업 확대

▲ 김용현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5100억 원 가운데 해외법인에 1500억 원을 투입할 것”이라며 “유망한 펀드를 발굴하면 600억 원가량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이 지난해 저금리기조에 어려움을 겪으며 부진한 실적을 거뒀음에도 한화자산운용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을 보면 김 대표와 한화자산운용을 향한 기대가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586억6700만 원을 내 2018년보다 86.9% 줄었다.

김 대표는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들을 대표해 해외 대체투자 등 새 투자처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1월14일 증권형 토큰 발행(STO) 거래 플랫폼 아이스탁스(iSTOX)에 500만 달러(약 58억 원)를 투자했다. 

아이스탁스 투자로 블록체인 기술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블록체인 기술은 보험업에서 보험금 자동청구서비스 등에 활용될 수 있는 만큼 한화생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초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등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의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역할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2016년 5월 한화자산운용 대표에 오른 뒤 2017년부터 올해까지 거르지 않고 매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싱가포르 등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힘을 받게 됐다. 

특히 싱가포르 법인은 지난해 9월 모든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펀드를 설정해 운용할 수 있는 자격을 얻어 현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투자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베트남 호찌민에 설립한 사무소를 해외법인으로 키우는 데 투자를 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기존 해외법인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해외 자산운용사 인수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김 대표는 2월28일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연계 금융서비스 강화, 대체투자 운용사 인수, 디지털 금융생태계 조성, 대표펀드 육성으로 아시아 금융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당당히 경쟁할 준비를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국내 자산운용사 글로벌화 모범사례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본금 가운데 3천억 원 정도를 해외 자산운용사 인수에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인수할 회사가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은 3월30일까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규모를 5100억 원 늘리기로 했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생명의 100% 자회사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한화자산운용의 자본규모는 2019년 말 기준 1998억 원에서 7098억 원으로 증가해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1조6466억 원)에 이은 2위에 오른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