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3.1독립운동의 정신으로 단합해 코로나19 위기 극복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시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단합을 통한 국난 극복의 정신을 되새기며 함께 코로나19 위기를 넘어서자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1일 서울시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사를 통해 “국가적 위기와 재난을 맞이할 때마다 ‘3·1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살려냈다”며 “정부가 앞장서서 전력을 다할 것이니 온 국민이 단합해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하자”고 말했다.

1920년부터 일제 강점기 시기, 1951년 한국전쟁 참화의 시기, IMF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 등 지난 100년 동안 단 한번도 빠짐없이 3·1독립운동을 기념한 것을 상기하며 온 국민이 방역의 주체로서 서로 신뢰하고 협력하면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구와 경북지역에 이어지고 있는 응원과 온정의 손길을 대한민국의 저력이라고 봤다.

문 대통령은 “전국에서 파견된 250여 명의 공중보건의 외에도 자발적으로 모인 많은 의료인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건강을 뒤로한 채 대구와 경북지역을 지키고 있다”며 “많은 기업들과 개인들도 성금과 구호품을 보내주고 있다”고 국민들에게 경의를 나타냈다. 

정부도 코로나19 위기 해결을 위해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올려 전방위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소상공인·중소기업, 관광·외식업, 항공·해운업 등에 대한 업종별 맞춤형 지원을 시작하고 더욱 강력한 코로나19 피해극복 지원과 함께 민생경제 안정,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전례없는 방안을 담은 ‘코로나19 극복 민생경제 종합대책’도 신속하게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예비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국회에 추경 예산을 편성해 제출하겠다”며 “국회에서도 여야를 떠나 대승적으로 협조해주기로 했다”고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인식으로 경제활력을 되살리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모셔온다는 사실도 알렸다.

그는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의 승리를 이끈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드디어 국내로 모셔올 수 있게 되었다”며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이 우리에게 국가의 존재가치를 일깨우고 선열의 애국심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에 협조해 준 카자흐스탄 정부를 비롯한 홍범도 장군의 묘역을 지켜온 고려인 동포에게 감사를 표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101주년 삼일절 기념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비상한 시국에 3·1절 기념식을 열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힘든 시기이지만, 1920년 3월 1일 첫 번째 3·1절을 기념하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이곳 배화여고에서, 3·1절 101주년 기념식을 열게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1919년 12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민주공화국의 첫 번째 달력 '대한민력'을 발간하면서, 3월 1일을 독립기념일로 정하고 국경절로 표시했습니다.

임시정부는 3월 1일을 '대한인이 부활한 성스러운 날(聖日)'로 내무부 포고를 공포하며, 상해에서 최초의 3·1절 기념식과 축하식을 거행했고, 배화학당을 비롯한 전국·해외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념 만세시위가 열리는 구심 역할을 했습니다.

서대문 감옥에서는 유관순 열사와 독립운동가들이 목숨을 걸고 독립만세를 외쳤고, 동경과 블라디보스톡, 미국, 프랑스에서도 나라의 독립과 민족의 자주를 선언했습니다.

우리 겨레가 있는 곳 어디에서나 3·1독립운동 기념식은 일제강점기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일제는 특별경비와 예비검속으로 그날의 기억을 지우고 침묵시키고자 했지만, 학생들은 동맹휴학으로, 상인들은 철시로,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3·1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살려냈습니다.

1951년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외환위기가 덮쳐온 1998년에도, 지난 100년간 우리는 단 한 번도 빠짐없이 3·1독립운동을 기념하며 단결의 '큰 힘'을 되새겼습니다.

함께 하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금 3·1독립운동으로 되새깁니다.

매년 3월 1일, 만세의 함성이 우리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오늘의 위기도 온 국민이 함께 반드시 극복해 낼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1919년, 한해에만 무려 1,542회에 걸친 만세 시위운동으로 전국에서 7,600여 명이 사망했고, 만6,000여 명이 부상했으며, 4만6,000여 명이 체포 구금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일제의 탄압이 가혹했지만, 우리 겨레의 기상은 결코 꺾이지 않았습니다.

학생, 농민, 노동자, 여성이 스스로 독립과 자강, 실력양성의 주인공이 되면서 오히려 더 큰 희망을 키웠습니다.

1920년 1월 13일, 임시정부의 기관지 '독립신문'은 대한독립군 홍범도 의용대장의 권고문을 실어 무장투쟁의 정당성과 국토회복을 위한 각오를 다졌습니다.

1월 30일에는 서간도 신흥무관학교에서 봉오동, 청산리 전투의 주역이 될 76명의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민족교육운동으로 실력을 양성했고, 여성의 교육과 권익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노동자들은 일제의 수탈과 억압에 저항했고, 기업가들은 근대적 기업을 일구기 위해 분투했으며, 국민들은 민족경제 자립운동을 펼쳤습니다.

자각한 국민들의 자강 노력이 이어지면서 1920년에만 무장항일 독립군의 국내 진공작전이 무려 1,651회나 펼쳐졌습니다.

그해 6월, 우리 독립군은 일본군 '월강추격대'와 독립투쟁 최초로 전면전을 벌여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바로 홍범도 장군이 이끈 '봉오동 전투'였습니다.

임시정부는 이를 '독립전쟁 1차 대승리'라 불렀습니다.

1920년 3월, 블라디보스톡에서는 독립군 북로군정서와 체코군 간에 무기 매수계약이 이뤄졌습니다.

9,000명의 '인간사슬'로 연결해 운반해온 이 무기들이 10월 '청산리 전투' 승리의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신식 무기로 무장하고 체계적으로 훈련된 군대와 식량과 의복을 지원한 우리 겨레 모두가 독립군이었고 승리의 주역이었습니다.

봉오동, 청산리 전투 100주년을 맞아 국민들과 함께, 3·1독립운동이 만들어낸 희망의 승리를 자랑스럽게 기억하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오늘 저는 온 국민이 기뻐할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의 승리를 이끈 평민 출신 위대한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드디어 국내로 모셔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계봉우·황운정 지사 내외분의 유해를 모신 데 이어 '봉오동 전투 100주년'을 기념하며,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과 함께 조국으로 봉환하여 안장할 것입니다.

협조해주신 카자흐스탄 정부와 크즐오르다 주 정부 관계자들, 장군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주고 묘역을 보살펴오신 고려인 동포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독립운동가 한분 한분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의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는 일입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를 열어갈 힘을 키우는 일입니다.

정부는 독립운동가들의 정신과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해나갈 것입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이 우리에게 국가의 존재가치를 일깨우고, 선열의 애국심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왔습니다.

지난해 우리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목표로, '소재·부품·장비의 독립'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도 함께 하면 해낼 수 있다는 3·1독립운동의 정신과 국난극복의 저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 우리는 단합된 힘으로 역량을 길렀습니다.

무상원조와 차관에 의존했던 경제에서 시작하여 첨단제조업 강국으로 성장했고, 드디어 정보통신산업 강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지금도 온 국민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고, 위축된 경제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

우한의 교민을 따뜻하게 맞아주신 아산·진천·음성·이천 시민들과 서로에게 마스크를 건넨 대구와 광주 시민들, 헌혈에 동참하고 계신 국민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전주 한옥마을과 모래내시장에서 시작한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국 곳곳의 시장과 상가로 확산되고 있고, 은행과 공공기관들도 자발적으로 상가 임대료를 낮춰 고통을 분담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은 성금을 내고 중소 협력업체에 상생의 손을 내밀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채 격리병동에서 분투하고 있습니다.

고통을 나누고 희망을 키워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 이어지고 있는 응원과 온정의 손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저력입니다.

전국에서 파견된 250여 명의 공중보건의뿐 아니라 자발적으로 모인 많은 의료인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건강을 뒤로한 채 대구·경북을 지키고, 많은 기업들과 개인들이 성금과 구호품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대구·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와 함께 정부는 선별진료소와 진단검사 확대, 병상확보와 치료는 물론, 추가 확산의 차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주실 것이라 믿으며, 반드시 바이러스의 기세를 꺾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믿습니다.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올려 전방위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인식으로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데도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중소기업, 관광·외식업, 항공·해운업 등에 대한 업종별 맞춤형 지원을 시작했고, 보다 강력한 피해극복 지원과 함께 민생경제 안정,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전례 없는 방안을 담은 '코로나19 극복 민생·경제 종합대책'도 신속하게 실행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예비비를 적극 활용하고 추경 예산을 조속히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겠습니다.

국회에서도 여야를 떠나 대승적으로 협조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입니다.

서로를 신뢰하며 협력하면 못해낼 것이 없습니다.

안으로는 당면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을 이뤄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독립이며, 새로운 독립의 완성입니다.

정부가 앞장서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합시다.

국민 여러분,

지금 세계는 재해와 재난, 기후변화와 감염병 확산, 국제테러와 사이버 범죄같은 비전통적 안보위협 요인들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 국가의 능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입니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초국경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3·1독립선언서'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통합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평화와 인도주의를 향한 노력은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의 정신입니다.

북한은 물론 인접한 중국과 일본,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비전통적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북한과도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랍니다.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입니다.

남북은 2년 전, '9·19 군사합의'라는 역사적인 성과를 일궈냈습니다.

그 합의를 준수하며 다양한 분야의 협력으로 넓혀 나갈 때 한반도의 평화도 굳건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일본의 침략행위에 무력으로 맞섰지만, 일본에 대한 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동양평화를 이루자는 것이 본뜻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3·1 독립운동의 정신도 같았습니다.

과거를 직시할 수 있어야 상처를 극복할 수 있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과거를 잊지 않되,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 또한 그런 자세를 가져주길 바랍니다.

역사를 거울삼아 함께 손잡는 것이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길입니다.

함께 위기를 이겨내고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위해 같이 노력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우리는 국가적 위기와 재난을 맞이할 때마다 '3·1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살려냈습니다.

단합된 힘으로 전쟁과 가난을 이겨냈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뤄냈습니다.

 '코로나19'는 잠시 우리의 삶을 위협할 수 있지만 우리의 단합과 희망을 꺾을 수는 없습니다.

억압을 뚫고 희망으로 부활한 3·1독립운동의 정신이 지난 100년,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를 여는 힘이 되었듯, 우리는 반드시 '코로나 19'를 이기고 우리 경제를 더욱 활기차게 되살려낼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와 희망입니다.

우리 모두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오늘을 이겨냅시다.

새로운 100년의 여정을 힘차게 걸어갑시다.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