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제1여객터미널의 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관련법 개정으로 임대기간이 늘어나 입찰경쟁이 치열해질 것을 바라보고 매출이 낮은 곳을 인기구역과 묶어서 임대수익 향상을 꾀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면 면세점 업계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천공항공사 제1터미널 면세점 입찰 흥행 기대, 코로나19는 변수

▲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연합뉴스>


24일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8월 계약이 종료되는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신규 선정을 위한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입찰 등록마감은 26일 오후 4시다.

대기업은 판매품목이 다른 사업권에서는 중복낙찰이 허용되지만 품목이 같은 사업권에는 복수낙찰이 금지된다.

이번 입찰공고 대상 사업권은 DF2(향수·화장품/서편), DF3(주류·담배/동편 탑승동), DF4(주류·담배/서편), DF6(패션·기타/동편 탑승동), DF7(패션·기타/서편) 등에서 대기업 5곳과 DF9(전 품목), DF10(전 품목), DF12(주류·담배) 등에서 중소·중견기업 3곳으로 모두 8개다.

인천공항공사는 DF3과 DF6 사업권에 2023년 계약이 끝나는 DF1 탑승동 매장 운영권을 포함했다. 

DF1 탑승동 매장 가운데 주류, 담배, 식품 매장은 DF3 사업자에게, 패션·기타 매장은 DF6 사업자에게 넘어가게 된다. 탑승동 면세구역의 매출이 부진한 편이기 때문에 인기가 높은 동편 구역 사업권과 묶어 내놓아 탑승동 면세점 임대료까지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게 된다. 

이에 앞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8년에도 탑승동 면세점 후속사업자를 선정할 때 DF1(향수·화장품)에 탑승동 면세사업권을 통합했다.

향수·화장품은 면세점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자랑하는 품목이다. 입찰 흥행 구역에 비인기 구역을 통합해 전체 입찰가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파악된다.

또 각 매장별 운영성과를 정밀분석해 저효율매장 10개소(830㎡)는 입찰대상에서 제외했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2019년 매출이 2조6천억 원에 이르렀고 세계 면세점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면세점을 운영하는 기업으로서는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면 유치가 어려웠던 유명 브랜드를 확보하는 데 수월해지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협상력이 커지는 '바잉파워'(구매력)도 좋아진다. 세계를 대상으로 브랜드를 홍보하는 기회도 얻게 된다.  

이번에는 관세법 개정에 따라 계약기간이 5년에서 최장 10년까지 늘어난다.

면세점 운영기업으로서는 자칫하면 최대 10년 동안 인천공항 면세점에 진입할 기회가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입찰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기본 계약기간은 5년이지만 평가결과를 충족하는 사업자가 요청하면 추가로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사업권별로 평가를 거쳐 최고 득점을 기록한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해 계약을 체결한다. 공사는 사업제안서 60%, 입찰가격 40% 비율로 평가한다. 

2015년에는 인천공항공사가 복수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관세청에 넘겼는데 이번에는 인천공항공사가 단수의 낙찰자를 선정한다. 면세점업계에서는 이런 선정방식을 통해 인천공항공사의 영향력이 더 커졌고 입찰경쟁이 치열해지면 임대료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번 입찰에 참여하는 대기업은 신라면세점, 롯데면세점,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등이다. 

신라면세점은 현재 1터미널에서 운영 중인 3개 구역이 모두 입찰대상에 나온 만큼 이를 지키고 구역을 확대해야 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3개 구역을 철수하면서 점유율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번에 높여야 한다. 

신세계면세점도 기존 구역을 수성하며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주력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18년 11월 강남 무역센터점을 시작으로 면세사업에 진입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초기 적자부담을 안고 있어 관련 내용을 살펴본 후 결정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면세점 매출이 줄어들고 있어 고가의 임대료를 제시해 낙찰받았다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면 공항과 시내의 모든 면세점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항면세점은 큰 규모의 매출을 낼 수 있지만 임대료도 높아 이익이 적기 때문에 시내 면세점의 이익으로 보충하고 있는 상황이 많아 공항면세점 입찰제안이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면 면세점이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입찰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