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가명 '태구민'으로 총선 출마, "지역구는 한국당 결정을 존중”

▲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가 제21대 총선에서 가명인 ‘태구민’으로 출마한다.

태 전 공사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명인 주민등록상 이름이) 지난 몇 년동안 신변안전에 큰 도움이 됐지만 선거법에 의해 주민등록상의 이름을 공개한다”며 “이번 총선을 계기로 제 원래 이름과 생년월일을 되찾으려고 개명 신청을 했지만 법원에서 3개월이 걸린다고 통보해 주민등록증 이름으로 선거에 출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2016년 12월 주민등록을 취득할 당시 북한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실제와는 다른 생년월일과 가명 ‘태구민’을 사용했다.

태 전 공사는 ‘태구민’이라는 가명을 놓고 “한자는 '구원할 구'에 '백성 민'을 써 북한의 형제자매들을 구원해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총선에서 출마할 지역구를 놓고는 자유한국당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태 전 공사는 “당의 평범한 당원으로서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는 것이 저의 의무”라며 “분명히 부족한 점이 많이 있겠지만 한국당 조직의 도움을 받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구민이 저를 선택해주시면 대한민국 국익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국회의원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북한에 선의를 보이는 방식으로는 비핵화를 이룰 수 없다고 바라봤다.

태 전 공사는 “지금의 평화는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조심히 유지하는 정의롭지 못한 평화 상태”라며 “우리가 주도적으로 지켜나가는 정의로운 평화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북한에 선의를 보이고 정성을 다하면 핵도 포기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 문제”라며 “이런 방식으로는 결단코 비핵화를 이룰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위협을 더욱 키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대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