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산 진구갑에서 보수표 분산이라는 좋은 기회를 잡아 선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자유한국당이 부산 진구갑 후보를 놓고 갈등을 겪으면서 김 의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선거운동 판세가 벌어질 수 있다.
 
민주당 김영춘, 부산 진구갑에서 보수표 분산으로 어부지리 기회 잡나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이 5일 부산 진구갑 출마를 밝히며 한국당에 복당을 신청했지만 부산시당이 불허하면서 정근 이사장의 무소속 출마에 시선이 몰린다.

정 이사장이 중앙당에 이의를 제기하기로 했지만 이번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 않아 보수 단일후보로 정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에 부산 선거판세가 만만치 않다는 시선이 높은데 김 의원으로서는 보수표 분산으로 다시 한번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게 된 셈이다.

김 의원은 제20대 총선에 49.6%를 득표해 46.5%를 얻은 나성린 새누리당 후보를 제치고 부산에서 민주당 깃발을 세웠다.

당시 표차는 2853표에 불과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정 이사장이 새누리당 공천 경선에서 진 뒤 나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아 김 의원이 승리할 수 있었다고 봤다.

김 의원은 제16대, 제17대 총선 때 서울 광진갑에서 당선된 뒤 19대 총선 때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부산 진구갑에 도전했다.

당시 김 의원은 당시 35,8%를 득표해 39.5%를 얻은 나성린 후보에게 3598표 차이로 져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선전의 결과는 정 이사장이 나 후보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보수표가 분산된 데 힘입었다. 

이번 총선은 김 의원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김 의원은 사실상 부산 선거를 지휘하고 있는데 이번 총선에서 다시 승리하고 부산에 민주당의 당세를 넓힌다면 대선주자의 반열에 설 수도 있다.

김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이던 지난해 3월 기자간담회에서 “게으르고 노는 것을 좋아하지만 통일을 실현시켜 나가는 대통령은 해보고 싶다”며 대선 도전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최근 부산, 울산, 경남을 아우르는 ‘메가시티’를 정책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부울경 메가시티비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김 의원은 1월16일 부울경 메가시티비전위원회가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부울경은 과거부터 하나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고 이번 총선에도 하나의 선거를 한다는 심정으로 뛰겠다”며 “부울경이 공동으로 인재영입을 추진하고 공천도 공동으로 할 수 있도록 추진하면서 공통공약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부울경 대선주자로 자리매김을 하겠다는 강한 뜻이 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