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일원으로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가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궁극적으로 한진그룹 회장을 노리며 모든 것을 걸고 싸움을 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돌아갈 수 없는 강 건너는 조현아, 최종 목적지는 한진그룹 회장인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14일 한진그룹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조현아 전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과 손잡고 스스로 한진그룹 경영에 복귀할 길도 막아 놓은 채 조원태 회장과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큰 애착을 보였던 호텔·레저 계열사를 정리하고 관련된 유휴부지를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조현아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주주연합은 이사의 선관주의의무를 담는 정관 변경안을 내놓았다.

조원태 회장의 연임을 막는 수단으로 해석되지만 동시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조현아 전 부사장 역시 이사회 진입이 불가능해진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명품 밀수 혐의 및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 등으로 유죄를 확정받았으며 ‘땅콩회항’으로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받은 바 있다.

‘일감 몰아주기’ 혐의와 ‘인하대 부정편입’ 혐의 등으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조원태 회장보다 더욱 직접적 결격사유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조원태 회장은 물론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등과도 등을 돌리는 강수를 두면서 얻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우선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이번 주총에서 승기를 잡은 뒤 조원태 회장이 내놓은 호텔·레저사업 매각방안을 무산시킨 뒤 다시 계열분리를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배를 탄 KCGI도 그동안 한진그룹에서 호텔&레저사업을 떼어내는 것을 원했던 만큼 중장기적으로 계열분리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의 영향력을 떨어뜨린 뒤 중장기적으로 한진그룹 회장 자리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KCGI와 반도건설은 중장기적으로 한진칼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지분을 매각하고 나갈 외부인으로 꼽히는 만큼 그 뒤에 경영 주도권을 그대로 쥘 주주는 조현아 전 부사장만 남는다.

이번 주주연합을 맺을 때 중장기적으로 KCGI와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넘기는 약속을 했다면 결국 조현아 전 부사장이 한진그룹을 차지할 수 있게 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한진칼을 장악하고 KCGI와 반도건설의 한진칼 지분을 넘겨받는다면 한진그룹 회장에 오를 길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주주연합이 이번에 예상보다 많은 이사 후보 8명을 추천한 이유 역시 단순히 한진칼 경영권만을 노렸다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그룹 전반에 걸쳐 ‘조현아 한진그룹 회장’체제를 닦기 위한 포석이라는 말도 나온다.

다만 조현아 전 부사장이 당장 조양호 전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고 낼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작업은 아니다.

또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경영참여에 따른 부작용을 꼬집으면서 맺어진 주주연합인 만큼 조현아 전 부사장을 다시 내세울 명분이 마뜩치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