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 뒤 카드업황 악화를 뛰어넘기 위해 신발끈을 다시 고쳐 매고 있다. 

정 사장은 2018년부터 우리카드를 눈에 띄게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올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 대표 '1년 더' 정원재, 카드업황 악화에 사업다각화 공들여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


13일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 사장은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우리종합금융을 포함해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6곳 가운데 3곳의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대규모 인사에서도 1년 연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다음 우리은행장 후보군에 오르기도 했다. 최종 압축후보군(숏리스트) 3인에 들지는 못했지만 경영능력을 우리금융그룹 내부에서 인정받았다는 시선이 많다.

정 사장은 카드수수료 인하로 카드업계가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에도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순이익 1142억 원을 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던 2018년보다는 9.7% 감소했다. 

하지만 우리카드와 규모, 은행 위주의 영업방식이 비슷한 하나카드의 순이익이 47.2%나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 사장이 우리카드를 잘 이끌었다는 말이 나온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업황을 감안하면 카드회사의 순이익이 10%가량 감소한 것은 양호한 실적”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지난 임기 동안 성과를 내 온 사업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카드는 최근 자동차 리스, 렌트사업 등으로 수익기반을 다각화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신차 할부금융으로 시작해 장기적으로 중고차 할부금융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도 세워뒀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우리카드 카’의 줄임말인 ‘우카카’를 자동차 플랫폼 상표로 정하고 등록도 마쳤다”며 “레버리지 비율 등을 감안해 당장은 중고차보다 신차 관련 금융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수익성이 증명된 해외사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의 미얀마 법인인 투투 마이크로파이낸스는 2016년 12월 영업을 시작한 뒤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우리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투투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순이익 27억 원을 냈다. 우리카드는 올해 미얀마에서 거두는 순이익이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사장의 핵심성과로 꼽히는 ‘카드의정석’ 시리즈도 순항하고 있다.

카드의정석 시리즈는 지금까지 565만 좌가 넘게 발급됐으며 우리카드는 올해도 카드의정석 시리즈를 추가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여느 때보다 어려을 것으로 예상되는 카드업황에 대비해 정 사장이 여러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카드사 경영환경은 지난해 못지 않게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 경기침체가 지난해보다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총선을 앞둔 정당들이 카드수수료 추가 인하방안을 또 꺼낼 수 있다는 것이다. 

카드사 내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 카드수수료 추가 인하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총선이 있어 불씨는 남아있다”며 “코로나19로 올해 초반 실적이 너무 나빠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