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과 오규석 기장군수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부산 기장군에서 한국당 후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장성출신 예비후보들이 나서 보수 유권자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윤상직이 포기한 부산 기장에 한국당 난립, 민주당은 장군출신이 도전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


3일 자유한국당에 따르면 윤 의원이 떠난 부산 기장군 지역구를 두고 정승윤 부산대 로스쿨 교수와 정동만 전 시의원 등의 후보 등 3명이 경쟁하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2017년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참패하자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의원이 친 황교안계로 분류되고 초선이라는 점을 들어 불출마를 번복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2019년 12월 “보수 몰락에 깊은 책임을 느끼며 인적쇄신의 물꼬를 트는 길에 앞장서겠다”고 말해 불출마를 확실히 했다.

기장에서 유력후보로 꼽혔던 오규석 기장군수도 12월 불출마를 결정했다. 오 군수는 보수정당 지지세가 거센 기장군에서 무소속으로 3번 당선될 정도로 득표력이 있다.

오 군수는 이번 임기를 끝으로 기장군수에서 물러나게 돼 총선 출마가 유력하게 예상됐으나 2022년까지 기장군수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며 총선과 선을 그었다.

이렇게 사실상 무주공산이 되면서 예비후보군이 몰리고있다.

한국당에서는 정승윤 부산대 로스쿨 교수가 가장 먼저 후보로 등록했다. 정 교수는 1969년 경남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했다. 3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광주지방검찰청에서 근무했다.

정 교수는 2019년 1월부터 한국당의 기장군 당협위원장을 맡았왔으나 현직 국회의원인 윤 의원의 지역 조직을 넘겨받지 못해 지역당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윤 의원의 보좌관 출신 정동만 전 시의원이 1월14일 뒤늦게 등록해 정 교수와의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정 전 시의원은 윤 의원의 사무실과 지역조직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시의원은 1965년 부산 기장 출생으로 부산대학교를 졸업했다. 기장군의회 의원과 부산시의회 의원을 지냈다.

그는 출마선언문에서 “고향인 기장에서 군의원과 시의원을 지낸 경험으로 기장군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며 “원칙을 내팽개치고 정치적 타협을 하는 비겁한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김세현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이 1월20일 출마의사를 밝혔다.

그는 1957년 부산출생으로 연세대학교를 졸업해 한국건설경영협회 상근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대표적 친박근혜 정치인인 서청원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기장을 놓고 민주당에서는 예비역 장성들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김한선 전 육군 제53보병사단장(소장), 박견목 전 기무사령부 2부장(준장) 등이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에 나섰다.

김한선 전 소장은 1954년 부산 출생으로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국방차관 보좌관, 53사단장, 육군 학생군사학교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소장은 2017년 부산지역 예비역 장성들과 함께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후보를 공개지지해 문 대통령 당선에 일조했으며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오거돈 당시 부산시장을 지지해 민주당의 지방선거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는 출마선언문에서 “(한국당) 철새 국회의원들이 지나간 이곳은 뭐하나 신경을 쓴 자국이 남아있지 않다”며 “기장군민 여러분들을 잘 알고 늘 곁에서 지역의 발전을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예비후보인 박견목 전 준장은 1961년 부산 기장출생으로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53사단 기무부대장, 기무사령부 2부장, 국방부 적폐청산위원회 위원, 민주당 외교안보통일자문회 위원 등을 지냈다.

그는 2016년 당시 새누리당에서 기장군 출마를 준비했으나 경선 과정에서 컷아웃에 걸리자 탈당했다. 그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20%의 득표율을 얻기도 했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입당한 뒤 기무사 출신 예비역 장성들과 함께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공개지지해 문 대통령 당선에 일조했다.

부산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장성 출신 후보를 내면 진보정당을 향한 색깔론이나 안보 관련 프레임을 잠재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장군은 노년층과 농업인구가 많으며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치러진 5번의 선거에서 한국당계 인물이 당선됐다.

이 지역구는 2012년까지 부산 해운대을과 통합해 선거를 치렀으나 2010년부터는 기장군에 정관신도시 등 신축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인구가 증가했고 2016년부터 단일 선거구로 부상했다.

저번 총선이 있었던 2016년 정관신도시를 중심으로 젊은층 유입이 늘어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으나 투표결과 당시 윤상직 새누리당 후보가 득표율에서 8.7%포인트 차이를 내며 승리했다.

최근 들어서는 부산경남을 중심으로 정부여당을 향한 정권심판론이 고개를 들고있어 이번 총선에서도 한국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