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프리미엄TV시장을 공략할 신무기로 롤러블(두루마리형)TV를 내세운다.

롤러블TV는 기존 TV와 달리 패널을 둘둘 말아 뒀다 필요할 때마다 펼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지금까지 없던 혁신적 형태로 사용자 환경에 변화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LG전자 롤러블TV로 프리미엄 공략 별러, 가격 책정 놓고 고심 거듭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 사장.


다만 문제는 가격이다. 고가의 부품과 장치가 탑재돼 기존 TV보다 비쌀 수밖에 없지만 지나치게 높은 가격은 롤러블TV 폼팩터(제품 형태)를 시장에 안착하는 데 고전할 수도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상반기 출시를 약속한 롤러블TV ‘LG시그니처 올레드R’ 가격은 4천만 원에서 최대 1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예상 가격대의 폭이 크지만 시그니처R은 LG전자 프리미엄TV 브랜드인 ‘시그니처’에 포함되는 만큼 기존 시그니처 제품의 최초 가격이 기준이 될 수 있다.

LG전자는 2015년 말 시그니처 브랜드를 처음 출범한 뒤 2016년 65인치 시그니처 올레드TV와 77인치 시그니처 올레드TV를 출시했다. 당시 가격을 보면 65인치 제품은 1100만 원, 77인치 제품은 4100만 원에 팔렸다.

시그니처R은 65인치 크기지만 기술적 난도와 최초의 롤러블TV라는 프리미엄 가치를 고려하면 4천만 원대 가격을 넘어설 공산이 크다.

IT매체 씨넷은 시그니처R이 6만 달러(7천만 원가량) 가격대에 출시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LG전자가 수익성이 다소 낮아지는 것을 감수하고 롤러블TV 가격을 비교적 낮게 책정할 가능성도 있다.

롤러블TV는 일반 올레드TV와 달리 패널 성능보다는 새롭고 독특한 구조를 앞세워 소비자 수요를 창출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값이 너무 비싸다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내부적으로도 롤러블TV의 확산을 염두에 두고 가격 결정을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 사장은 2019년 1월 CES(소비자 가전박람회)에서 롤러블TV를 처음 공개한 뒤 “롤러블TV를 시그니처 올레드TV 수준으로 대중화할 것”이라며 “고객이 롤러블TV에 얼마나 가치를 지불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머지않아 올레드TV패널 공급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LG전자가 롤러블TV 가격을 크게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올레드TV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올레드TV패널을 생산해 소니와 파나소닉 등 글로벌기업들에 납품한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중국 광저우 올레드공장에서 수율(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을 안정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올레드TV패널 생산량을 끌어올리지 못했는데 최근 광저우 공장을 1분기 안에 정상화하겠다고 공언했다. 
 
LG전자 롤러블TV로 프리미엄 공략 별러, 가격 책정 놓고 고심 거듭

▲ LG전자 롤러블TV ‘LG 시그니처 올레드R’.


올레드TV패널 공급량이 늘어나면 같은 패널을 쓰는 롤러블TV용 올레드패널 가격도 낮아지기 때문에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권봉석 사장은 올해 초 개최된 CES 2020에서 “지난해 하반기 올레드패널의 수급이 전체적으로 빠듯했다“며 “올해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공장이 가동되면 확보에 여유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LG전자는 30일 2019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롤러블TV를 올해 상반기 안에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초 2019년에 출시하기로 했지만 출시일을 한 차례 연기했다. 품질을 안정화하고 사용자환경 등을 개선하는 과정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