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균 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갑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이 대를 이어 민주당 공천을 따낼 수 있을까?

문 부위원장이 아버지 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에 출마하는 과정에 민주당이 문 부위원장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문석균, 문희상 의정부갑 세습논란 뚫고 민주당 공천 받을 수 있나

문희상 국회의장(왼쪽)과 문석균 더불어민주당 경기 의정부갑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


20일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한민국은 일본과 달리 정치권력의 대물림에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다”며 “부모가 현재 국회의원으로 있는 지역에서 그 다음 임기에 자녀가 같은 정당에서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것은 국민정서상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사실상 문 부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현역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문 부위원장의 공천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기도 하다.

문 부위원장은 문 의장의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갑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이 전략공천 지역구를 발표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경선을 치를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긴 점과 의정부갑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정한 당의 방침에도 문 부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는 사실이 논란을 불렀다.

민주당이 의정부갑에서 문 부위원장에게 유리한 경선을 통해 지역구 공천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은 15일 문 의장이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경기 의정부갑을 포함한 15곳을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이 17일 전략공천지를 최고위원회에 보고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략공천 지역 가운데 일부를 다시 경쟁지역으로 돌릴지는 앞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전략공천지에서 경선을 벌일 수도 있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문 부위원장은 당의 의정부갑 전략공천 방침에도 불구하고 16일에 경기 의정부갑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민주당이 의정부갑에서 경선을 실시하면 6선인 문 의장이 오랜 지역위원회 활동을 통해 지역기반을 다져온 만큼 그 아들인 문 부위원장에 크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 나온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민주당 경선 규칙은 권리당원 50%, 일반 국민 50%라 평소에 당원을 조직해 온 지역위원장은 권리당원 분야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부모가 지역위원장인 지역에서 자녀가 지역위원회 주요 직책을 맡았다면 실질적으로 당내 다른 인물은 경쟁이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장 자리는 문 의장이 2018년 7월 국회의장이 되면서 국회법에 따라 당적을 가질 수 없게 돼 공석이 됐다.

문 부위원장은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회에서 부위원장으로 활동을 해오다 2018년 말에 상임부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부위원장은 11일 저서인 ‘그 집 아들’의 출간기념회를 열고 총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아빠 찬스는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은 세습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지역주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야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선출직에 세습이라는 프레임을 덧씌우는 것은 공당과 의정부 시민을 향한 모욕”이라고 반박했다.

제헌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부자, 부녀, 모자, 모녀 등 가족이 국회의원을 지낸 사례는 모두 47번이다. 이 가운데 부자 국회의원이 37번으로 가장 비중이 높다.

20대 국회의원 가운데 아버지가 국회의원을 지낸 의원은 모두 10명이다. 자유한국당에는 김무성, 정우택, 정진석, 이종구, 김세연, 장제원 의원 등 6명, 더불어민주당은 노웅래, 김영호 의원 등 2명,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 홍문종 우리공화당 의원 등이 있다.

다만 아버지의 지역구를 아들이 바로 이어받은 사례는 드물다.

아버지의 지역구를 바로 이어간 대표적 사례로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꼽힌다. 정 의원은 아버지인 고 정석모 전 의원이 충남 공주에서 전국구 의원 두 차례를 포함해 15대까지 6선을 한 뒤 16대 총선에서 이어 당선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