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수 롯데푸드 대표이사가 가정간편식(HMR)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롯데푸드는 가공유지, 식품, 빙과, 육가공 등 다양한 제품군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안정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국내 식품산업 성장의 둔화로 실적이 뒷걸음질하고 있어 새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하다.
 
조경수, 롯데푸드 실적정체에 가정간편식 공격투자로 돌파구 찾아

▲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이사.


15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롯데푸드는 주력사업인 가공유지와 육가공제품의 판매가격이 하락하고 수요 변동이 잦아지면서 매출 정체가 지속되고 있다.

롯데푸드는 2019년 3분기 기준 누적 매출 1조3692억 원, 영업이익 482억 원을 냈다. 2018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 영업이익은 27% 줄었다

삼성증권은 롯데푸드가 2019년 한 해 매출 1조7850억 원, 영업이익 500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2017년부터 3년 연속 매출이 소폭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조 대표는 가정간편식사업에서 실적 정체 탈출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롯데푸드는 4월까지 930억 원을 들여 김천 공장 증설작업을 진행한다. 김천 공장은 원래 햄 등 육가공식품 생산공장이었지만 설비 증축이 완료되면 대부분의 생산라인이 가정간편식 제조라인으로 운영된다.

롯데푸드가 김천공장에 투자하는 금액은 2019년 2분기 기준으로 롯데푸드 자기자본의 13.63%에 이른다. 

CJ제일제당, 오뚜기 등이 이미 선점한 시장에 가정간편식사업에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만큼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공격적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가정간편식시장 규모는 2017년 2조7421억 원으로 2015년과 비교해 63% 커졌다. 2018년에는 시장 규모가 3조 원을 훌쩍 넘어섰고 2022년에는 5조 원가량으로 증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식품산업의 성장이 둔화된 점을 생각하면 놓칠 수 없는 ‘블루오션’ 시장이다. 다만 롯데푸드는 가정간편식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만큼 선두기업들과 격차를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식품산업통계정보의 품목별 소매점 매출액 자료에 따르면 국내 즉석조리식품시장은 2018년 기준 CJ제일제당이 점유율 49.5%, 오뚜기가 26.8%를 차지하고 있다. 동원F&B는 6.7%, 대상은 2.7%, 풀무원이 1.9%로 그 뒤를 잇는다.

롯데푸드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가정간편식부문의 한 해 평균 매출 성장률이 즉석조리식품은 19%, 간편조리식품은 4%에 이르며 외형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시장에서의 입지는 미미한 수준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회사 매출에서 냉동 간편식 매출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냉동 간편식을 비롯해 가정간편식사업 브랜드들의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해 매출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2018년 연말 인사로 롯데푸드 대표에 오른 뒤부터 가정간편식사업에 힘을 실어왔다.

대표 취임 뒤 바로 롯데푸드의 고급 가정간편식 브랜드 ‘쉐푸드’를 통해 냉동 간편식 제품들을 론칭하면서 기존 상온, 냉장 간편식 중심이었던 사업을 가정간편식으로 확대했다. 한식 가정간편식 브랜드 ‘초가삼간’도 따로 만들어 전문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가정간편식부문 매출은 2018년 기준 2300억 원 수준이었으나 2022년 5천억 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조 대표는 “롯데푸드는 2017년 평택 공장 준공, 2018년 평택 공장 냉동 생산라인 구축, 2020년 김천 공장 증축 등 적극적 투자를 통해 가정간편식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며 “쉐푸드 냉동 간편식 출시를 시작으로 지속적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가정간편식 시장을 선도하는 종합식품회사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