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총선 격전지로 꼽히는 경남지역의 총선을 이끌기 위해 지역구 김포갑을 떠나 경남 양산 출마를 결심할까?

14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김 의원이 오랜 정치공백을 뚫고 안착한 김포를 떠나 민주당의 험지에 출마할 결심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두관, 민주당의 양산 출마 요청 받아들여 경남 선거 구원투수 될까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 의원은 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와 10일 김포 의정보고회에서 잇달아 "김포시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부산·경남 지역 승리를 위한 민주당 차원의 경남지역 차출 요구를 거절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여러 면에서 총선 선거전략을 짜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중앙당에 김 의원 차출을 요청했고 최고위원회에서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김 의원의 경남 양산 차출을 검토한 것은 인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던 2016년 경남 양산을 지역구에서 1천여 표 차이로 당선된 서형수 의원이 지난해 21대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구나 양산시 갑 유력후보였던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도 정치자금법위반으로 출마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김 의원이 경남 양산에 출마하기에는 지역 여론이 민주당에 우호적이지 않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이 12일 부산·경남 유권자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총선의의'를 묻는 질문과 관련해 '정부·여당을 향한 중간평가'라고 대답한 응답자 비율이 44.3%로 가장 높았다.

반면 ‘지역일꾼 선출’이라고 답한 비율은 28.1%에 머물렀다. '야당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응답한 비율은 20.4%였다. 

이 조사는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에 의뢰해 2020년 1월12일 하루동안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만5617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적으로 1015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8.5%(무선 100%)였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 의원이 경남행을 주저하는 이유는 더 있다.

201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기 위해 경남지사를 돌연 사퇴해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 경남지사직을 내줬다는 비판을 지역에서 여전히 듣고 있다.

김 의원도 9일 기자들에게 “제가 지금도 경남에서 인기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회의감을 나타냈다.

경남은 부산과 함께 민주당에게는 험지로 분류되지만 그래도 대구·경북보다는 지역구 의석이 많다.

민주당은 부산 18곳 지역구 가운데 6곳을 차지했고 경남에서는 15곳 가운데 3곳을 차지했다.

더구나 양산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다는 상징성도 있고 김해를 잇는 '낙동강 벨트'를 완성한다는 선거전략적 측면에서 중요한 곳으로 평가된다.

민주당은 ‘리틀 노무현’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김 의원을 양산에 전략공천해 선거에 파급력을 끼치겠다는 전략을 쉽사리 포기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8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을 만나 “당에서는 김 의원이 결심을 해주면 PK(부산경남)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이고 김 의원으로서는 김포가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곳이기 때문에 고민이 큰 것"이라며 "아마 의정보고회가 끝나는 이달 중순께가 돼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에서 재차 요구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질문을 놓고 “고민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며 “선당후사가 원칙이긴 하지만 일단은 지역구 의정활동에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고향인 경남 남해군 이어리 이장을 시작으로 1995년 남해군수를 거쳐 2010년에는 경남지사에 당선되며 일약 전국구 정치인으로 떠올른 인물이다.

하지만 2012년 경남지사에서 돌연 사퇴한 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했다가 경선에서 탈락하며 지지자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김 의원은 2016년 김포갑 지역구 선거에 도전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비즈니스포스트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