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내년에 철강제품 가격 인상을 벼르고 있다. 

두 회사는 올해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수치) 축소로 실적에 타격을 입은 만큼 겨울철에 세계 최대의 철강 생산국인 중국에서 철강 생산량이 줄어드는 틈을 놓치지 않고 자동차강판, 조선용 후판 등의 가격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현대제철, 중국 겨울철 철강생산 감소 틈타 철강 가격인상 별러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왼쪽),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


27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중국의 동절기 감산정책으로 2020년 2월까지 중국의 조강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난방용 석탄의 수요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매년 겨울철마다 철강 감산정책을 편다.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석탄을 원료로 쓰는 철강 생산설비의 가동률을 낮추는 것이다. 

더욱이 중국 정부가 환경문제를 이유로 철강 생산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생산량 감소 흐름은 동절기 감산정책이 끝난 뒤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11월 산업정보통신부(MIT), 통계청(NBS)과 함께 중국 모든 철강회사를 대상으로 철강 생산능력, 생산량, 고정자산투자 등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2016년 이후 철강산업의 생산능력 변화를 점검하고 올해 1~9월 누적 생산량이 10% 이상 증가하거나 가동률 100%를 초과한 기업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진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내년 중국의 철강 생산량 감소를 실적 개선의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철강 생산량이 줄어들면 중국 철강재 가격은 높아지고 국내에 수입되는 물량도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만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철강을 얼마나 생산하느냐에 따라 세계 철강 가격이 움직이므로 중국의 생산량 감소는 가격 인상의 호기로 볼 수 있다.

포스코는 올해 11월 유통용 후판 가격을 올린 데 이어 내년 1월 고객사와 협상에서 자동차강판 가격 인상을 밀어붙일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 하반기 르노삼성자동차와 자동차강판 가격을 톤당 2~3만 원가량 올리는 데 합의하는 데 성과를 냈지만 애초 목표였던 6만 원 인상에는 못미쳤다. 

현대제철은 12월 대리점에 유통용 후판 가격을 톤당 3만 원 올릴 것을 주문한 만큼 이후 특히 조선사와 가격협상에서 인상으로 가닥을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제철은 주요 고객사가 계열사인 현대기아차라 자동차강판 가격을 인상하기 어려운 만큼 후판 가격 인상이 절실하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최근 세계 철강회사들도 철광석 가격 상승분을 제품에 반영해 판재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는 만큼 가격 인상에 따른 시장의 저항은 저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11월 중순 톤당 85달러를 밑돌던 철광석 수입가격은 12월 중순 93달러까지 치솟았다. 

12월 중국에서 열연, 냉연, 후판 유통가격이 전달보다 각각 1.8%, 1.9%, 1.1% 상승했다. 미국의 US스틸, 아르셀로미탈 등 철강회사들은 이미 10월 판제제품 가격을 올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FN가이드는 올해 포스코가 연결기준으로 매출 64조8430억 원, 영업이익 4조2157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2018년보다 매출은 0.2%, 영업이익은 23.9% 줄어드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41.8% 뒷걸음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