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듀얼스크린을 적용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출시국가를 확대하고 가격을 낮춘 5G스마트폰을 무기로 2020년 스마트폰사업의 실적 반등을 꾀한다.

하지만 애플과 삼성전자의 프리미엄시장 지배력이 공고한 데다 두 회사가 중국 기업의 영역인 중저가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어 LG전자가 직면할 사업환경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LG전자, 가격 저렴한 5G스마트폰과 듀얼스크린으로 내년 반등 노려

▲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


23일 LG전자에 따르면 중저가 5G스마트폰을 2020년 상반기에 선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5G폰은 대부분 초프리미엄 제품으로 구성돼 있어 소비자들이 쉽게 접하기 어렵다”며 “퀄컴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해 합리적 가격을 갖춘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들이 프리미엄 5G스마트폰 시장에 많은 역량을 쏟는 것과 달리 보급형 모델을 조기에 출시해 급증하는 5G 수요를 잡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도 퀄컴과 미디어텍 등 모바일칩 공급자들이 저렴한 5G칩을 내놓고 있어 2020년 5G폰 가격이 대중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시스템온칩(여러 기능을 통합해 모바일 등에 쓰이는 칩) 출시에 따라 중저가 5G모델이 늘어날 것”이라며 “2019년 1.1%에 불과하던 5G스마트폰 점유율도 2020년 12.4%, 2025년 67.1%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의 위탁생산(ODM)을 확대하는 전략을 세운 것도 5G스마트폰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의 일환이다. 기존 보급형 스마트폰 제품군을 외부 업체에 위탁해 생산함으로써 5G스마트폰 등 핵심제품 라인업에 투입되는 연구개발 및 생산역량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은 LG전자가 2020년 스마트폰 위탁생산을 2019년 1천만 대 수준에서 2배 이상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할 가능성이 보이는 듀얼스크린 제품 출시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듀얼스크린은 LG전자 스마트폰 1대에서 디스플레이 2개를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부가장치를 말한다. 아직 완벽하지 않은 폴더블(접는) 스마트폰보다 견고하면서도 멀티태스킹(다중 작업)에 특화한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LG전자는 ‘V50씽큐(ThinQ)’, ‘V50S씽큐’ 등 듀얼스크린을 적용한 프리미엄폰을 내세워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남미 등 글로벌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듀얼스크린에 특화한 게임 등 관련 서비스를 확충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 듀얼스크린 스마트폰과 관련해 소비자 및 거래처로부터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출시국가를 계속해서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아직 폴더블(접는) 스마트폰과 관련해 뚜렷한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LG전자의 프리미엄폰 라인업은 듀얼스크린 적용 모델이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2020년에도 글로벌 스마트폰시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LG전자가 모바일사업 실적을 개선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5G스마트폰을 보면 샤오미와 오포 등 이미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기업들이 다양한 라인업을 계획하고 있다. 2020년 5G스마트폰 수요 상당부분이 중국에서 창출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중국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애플도 5G스마트폰 가격 경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LG전자와 마찬가지로 중저가 스마트폰 위탁생산을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그동안 내놓은 제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400달러 수준의 ‘아이폰SE2’을 준비하고 있다.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기존 강자들을 따라잡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듀얼스크린이 폴더블폰과 차세대 스마트폰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고 보기에는 시장 내에서 존재감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LG전자 점유율은 2%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애플과 삼성전자는 각각 52%와 25%를 확보했다.

김준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축소된 LG전자 MC사업본부 적자폭은 4분기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강화로 다시 확대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5G스마트폰 제품 확대를 통한 판매량 증가와 위탁생산 활용에 따른 비용 효율화로 반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