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의 핵심인 한화생명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상무가 한화생명 주요주주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한화생명 디지털부문에서 성과를 거둬 경영능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한화생명 주주된 김동원, 한화 금융계열사 경영권 승계 입지 다지나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20일 한화생명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김 상무가 처음으로 한화생명 주식을 취득하면서 차남규 전 부회장의 퇴진과 맞물려 한화생명에서 영향력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김 상무가 임원으로서 책임경영 및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에 따라 한화생명 주식을 매수한 것”이라며 “경영권 승계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의 이런 설명에도 김 상무의 주식 매수와 경영권 승계가 맞닿아 있다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김 상무는 2016년 4월 상무에 승진했는데 3년이 지난 뒤에야 주식을 매수를 했다는 점에서 임원으로서 책임경영을 다하기 위해 주식 매수를 했다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 상무가 19일 매입을 공시한 지분 규모는 0.03%, 매입가 7억 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규모와 액수만 놓고 보면 경영승계와 연결 짓기에는 아직 이를 수 있지만 오너일가로서 처음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린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하지만 앞으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김 상무가 처음으로 한화생명 주식을 취득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지분규모를 늘릴지에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김 상무의 이번 한화생명 주식 매수를 두고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상무가 한화생명 주식을 취득해 한화생명 안에서 영향력을 넓힐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겠다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뜻이 담겼다는 것이다.

김 상무가 한화생명 임원으로서 책임경영을 위해 주식을 매수했든 아니면 경영권 승계 과정의 하나로 주식을 매수했든 김 상무로서는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책임도 무거워졌다고 볼 수 있다.

김 상무는 한화생명에서 전사혁신실 상무, 디지털혁신실 상무, 미래혁신부를 거쳐 올해 8월 최고디지털전략총괄책임자(CDSO)에 올랐다.

보험업황 악화 속에서 디지털 전환, 헬스케어 분야 등을 통해 한화생명의 변화를 이끄는 디지털 부문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김 상무는 올해 만 34세로 경영성과를 인정받으면 전무 승진 등을 통해 한화생명에서 영향력을 더욱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상무의 형인 김동관 한화큐셀앤첨단소재 부사장도 2012년 초부터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 성장을 이끌어 경영권 승계후보로서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도 단독대표이사체제에서 실시한 첫 조직개편을 통해 김 상무가 이끄는 디지털부문에 힘을 실어줬다.

12월 초 기존 총괄체제를 프로젝트별 태스크포스(TF)체제로 바꾸면서 디지털혁신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새로 만들었다. 

기존 고객·상품·채널(CPC)전략실 놓고 종합 금융플랫폼을 사업화하는 업무를 맡는 ‘파인(PINE)TF’와 ‘헬스케어TF’로 바꾸고 드림플러스사업을 담당할 DP63팀도 꾸렸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