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서비스BU장을 맡던 송용덕 부회장을 롯데지주로 불러들이면서 롯데지주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했다.

BU장체제가 책임경영 체제로 바뀌고 계열사 대표들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된 만큼 황각규 부회장과 송용덕 부회장은 신 회장 곁에서 롯데그룹 전반을 돌보며 그룹 성장을 이끄는 ‘쌍두마차’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황각규 송용덕 '쌍두마차'로 롯데지주 그룹 컨트롤타워 강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19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송 부회장이 롯데지주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기존 대표이사인 신 회장 및 황 부회장과 함께 3인 공동 대표이사체제로 꾸려졌다.

2017년 롯데지주 출범을 전후로 롯데그룹의 전문경영인 부회장 시대를 열었던 이원준, 이재혁, 송용덕, 황각규, 허수영 등 부회장단 가운데 황 부회장과 송 부회장 등 두 명만 남게 됐다.

이번 인사에서 강희태 유통BU장 겸 롯데쇼핑 통합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롯데그룹 부회장은 모두 3명이다.

지주에서 호흡을 맞추게 된 황 부회장과 송 부회장 두 사람 모두 1955년에 태어나 1979년에 나란히 롯데그룹에 입사한 동갑내기로 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최측근으로 꼽힌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었던 ‘형제의 난’이나 롯데지주 출범, 신 회장의 구속에 따른 경영공백기에도 각자 자리에서 신 회장의 곁을 든든하게 지켰던 인물들이기도 하다.

황 부회장이 자타공인 롯데그룹 2인자로서 호남석유화학(현재 롯데케미칼) 시절부터 신 회장과 함께 호흡을 맞춰온 전략가라면 송 부회장은 상대적으로 신 회장과는 직접적 관련성이 적었던 롯데호텔에서 잔뼈가 굵은 현장형 전문경영인(CEO)으로 꼽힌다.

송 부회장은 2015년 벌어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준 데 이어 2016년 10월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정책본부 축소 및 컴플라이언스 강화 등 그룹 지배구조 쇄신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핵심역할을 하며 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각자 전문화된 영역을 맡아 신 회장의 옆에서 그룹 경영활동을 총괄하는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황 부회장은 해외진출 및 인수합병, 사업확장 등 전략 중심의 경영활동을 펼치고 송 부회장은 지배구조 개편 및 준법경영(컴플라이언스), 인사, 재무 등 내부살림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롯데그룹이 호텔롯데 상장이라는 큰 숙제를 앞두고 있는 만큼 호텔롯데 내부사정을 잘 아는 송 부회장이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과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황각규 송용덕 '쌍두마차'로 롯데지주 그룹 컨트롤타워 강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롯데그룹 부회장 2명이 모두 지주에서 일하게 되면서 롯데지주의 그룹 컨트롤타워 기능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부회장과 사장급 인사들이 섞여있었던 사업부문BU장들은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강희태 롯데 유통BU장 겸 롯데쇼핑 통합 대표이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사장급 인사로 조정되고 이번에 새롭게 계열사 대표를 맡은 인사들도 대부분 전무·상무급으로 기존 사장·전무급에서 직급이 한 단계씩 내려갔다.

그동안 늘 사장급 인사가 맡아오던 롯데백화점 사업부장에 황범석 롯데홈쇼핑 영업본부장(전무)이 발탁된 점이 대표적이다.

사업부문BU장이 통합 대표이사를 맡아 실질적으로 총괄하면서 기존 계열사는 사업본부 역할을 맡게 되는 체제로 바뀐 것으로 기존에 각 계열사 대표가 따로 사업계획과 인사 등을 결정할 때와 비교하면 의사결정구조가 단순화됐다.

‘옥상옥’ BU체제를 책임경영 형태로 바꾸기 위한 것으로 신 회장을 정점으로 부회장단 3명 및 BU장 4명이 그룹 전반을 실질적으로 진두지휘할 수 있게 되면서 최근 3년 동안 안팎으로 각종 논란에 시달리면서도 지주체제 안착을 꾀했던 롯데그룹이 본격적으로 달릴 채비를 마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지주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분야별 신속한 의사결정을 이루어 미래 성장에 대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