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팔세대’가 유통업계의 새로운 '큰 손 고객'으로 떠오르면서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이들을 잡기 위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팔세대는 ‘Old People with Active Life(자신을 위해 소비하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고령층)’의 앞글자를 딴 약자(OPAL)로 국내에서는 50~60대가 된 베이비부머 세대를 대표하는 ‘1958년 태어난 이’들을 뜻하기도 한다.
 
오팔세대 50~60대가 소비 큰손으로 떠오른다, 유통업계 구애 적극적

▲ 현대백화점이 진행한 노래교실 특강에 고객들이 참여한 모습. <현대백화점>


17일 업계에 따르면 은퇴시기에 있는 중·장년 소비자들이 정년이 늘어나거나 새 일자리를 찾는 것과 동시에 활발한 여가생활을 즐기며 새로운 소비층인 ‘오팔세대’로 떠오르고 있다.

새 중년층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들은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젊을 때부터 쌓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건강한 삶을 누리면서 뚜렷한 개성과 활력을 바탕으로 경제활동 및 여가생활을 누리는 경향을 보인다.

‘오팔세대’는 2000년대 초반 국내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된 일본에서 사용되던 용어가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다가 최근 소비 트렌드 중심으로 떠올랐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주도하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책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오팔세대’를 미래 핵심 소비층으로 꼽았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매년 ‘트렌드 코리아’를 발간해 다음해의 트렌드를 예측해왔는데 그동안 ‘가성비’, ‘워라밸’, ‘소확행’, ‘욜로’, ‘뉴트로’ 등 핵심 소비 키워드를 제시했다. 

‘트렌드 코리아 2020’에 따르면 ‘오팔세대’는 고가의 명품이나 화장품 등에 돈을 아끼지 않고 다양한 취미 생활도 즐기면서 패션부터 유통, 뷰티, 생활, 식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관심을 크게 보인다. 

‘오팔세대’는 젊은 고객층과 비교해 구매력이 상당히 큰 편인 데다 개성도 강해 젊은층들이 즐기는 소비문화에도 관심이 많고 트렌드에 민감하다.

최근 20~30대를 주요 고객으로 겨냥하는 H&B(헬스앤뷰티)매장이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에서도 50~60대 고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경기가 악화되면 구매력에 직접적 타격을 받는 젊은층 고객과 달리 50~60대 고객층은 꾸준히 유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충성고객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오팔세대가 상대적으로 디지털에 능숙하다는 점도 최근 이커머스 등 온라인 중심의 유통환경에서도 굳건한 존재감을 보이는 이유로 꼽힌다.

이들은 30~40세대만큼 정보기술(IT)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지만 필요하면 디지털기기 이용법을 배워 사용하는 경향이 짙다.

앞으로 핵심 고객층이 될 20~30대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50~60대 오팔세대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각되는 이유다.

이에 온·오프라인 유통업계도 오팔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및 상품 구성을 내놓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50~60대를 겨냥한 테마관인 ‘실버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GS25는 중장년층을 사로잡기 위해 고급 재료를 활용한 프리미엄 도시락을 내놓았다.

CJENM 오쇼핑부문은 ‘오팔세대’의 취향을 노리고 고가의 ‘루악 오디오’를 판매하고 있으며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도 시니어 특화 매장 및 노래교실 등 이벤트를 운영하는 등 ‘오팔세대’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최근 충성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오팔세대’가 새로운 충성고객 후보로 부각되고 있다”며 “이들이 젊은 고객보다 가성비보다 만족감에 더욱 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는 점도 매출을 늘리려는 유통업체들이 공을 들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