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연말 임원인사에도 파생결합상품 대규모 손실사태의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금융당국의 제재 결정을 앞두고 있는데 큰 폭의 ‘문책성’ 임원교체 가능성이 떠오른다.    
 
KEB하나은행, '파생결합증권 제재' 앞두고 연말인사도 '태풍전야'

▲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11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하나은행이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예상보다 높은 수위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시선이 늘고 있다. 
 
금감원이 이번 파생결합상품 사태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영업점 직원의 영업행위가 아닌 본점 차원의 전략과 내부통제를 배상비율 결정요인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쟁조정위원회 결과 발표에서 “이번 파생결합상품(DLF) 분쟁조정은 본점의 과도한 수익추구 기준의 영업전략과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대규모 불완전판매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에서 직접 조직 전체의 내부통제를 문제삼으며 ‘심각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사례가 거의 없었던 데다 대부분 직원의 개인행위에 초점을 맞춰온 만큼 이번 배상비율 산정 과정에서 은행의 과실을 예상보다 높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이 연말로 예정된 임원인사에서 이번 파생결합상품 사태를 감안해 큰 폭의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금감원이 은행 판매직원 외에 담당 임원과 최고경영자(CEO)까지 제재 대상에 올려둔 만큼 중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 하나은행이 선제적으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임원교체를 실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징계에 해당하는 임원 문책을 받으면 이 임원은 임기가 만료된 이후 3년 동안 해당 금융회사 또는 다른 회사의 임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이 제한된다. 자칫 임원을 연임시켰다가 문책을 받게 되면 '실무자 공백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현재 하나은행의 부행장 등을 포함한 임원들 가운데 강동훈 준법감시인 전무 외에 모두 12월31일에 임기가 만료된다. 

다만 하나은행이 이미 관련 부서에서 사후수습과 시스템 개선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임원인사에서 큰 폭의 변화를 주지 않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하나은행은 WM(자산관리)그룹과 영업그룹 내 핵심성과지표(KPI)를 손보는 등 관련 부서의 시스템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박세걸 하나은행 WM(자산관리)사업단장 등 기존 담당자를 위주로 사후수습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를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임원진 변화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연말에 임원인사를 실시한다”며 “인사 결과는 나와 봐야 아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