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3구역 재개발사업이 재입찰로 가닥이 잡히면서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기존 입찰에 참여했던 건설사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눈밖에 나지 않으면서도 다른 건설사와 차별화한 입찰제안서를 마련하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한남3구역 재입찰에 눈치싸움 ‘치열’

▲ (왼쪽부터)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 배원복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 임병용 GS건설 대표.


10일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에 따르면 재입찰과 관련해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이 구체적 내용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입찰이 확정되면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은 국토부와 서울시가 문제 삼았던 과도한 조건들을 제외한 내용으로 새 입찰조건을 내놓을 것이고 3개 건설사들로서는 이를 확인한 뒤에야 대응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와 서울시가 도시정비사업에서 불법적 이익 제공행위 등을 뿌리 뽑겠다고 나선 데다 검찰수사까지 얽혀 있는 상황이라 각 건설사들로서는 사업조건을 제안하는 데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쟁입찰에서 조합원들에게 중요한 것은 사업조건이라는 점에서 마냥 손놓고 있기도 어렵다. 

입찰에 참여했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어디까지 불법이고 어디까지 합법인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난감하긴 하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건설사 사이 변별력을 찾기도 어려워서 과연 어떤 부분에서 다른 회사와 다르게 제안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실제로 2년 입찰 제한조치를 받는 등 강력한 처벌사례가 생기지 않는 이상 도시정비사업에서 과열경쟁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017~2018년에도 대형건설사 관계자들이 서울 강남권 도시정비사업에서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아직까지 2년 입찰제한 등 처벌사례는 없었다.

결국 공사비나 공사 기간, 브랜드 가치 등 기본적 조건들이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권 주인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남3구역은 각종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가 눈에 불을 켜고 들여다보는 사업장이니 만큼 각 건설사들은 입찰제안서를 작성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각 건설사들은 한남3구역에 지금까지 들인 비용이 있는 만큼 쉽게 물러서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사비 등을 어떻게 적어 낼지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은 15일 대의원회에서 재입찰과 관련한 구체적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조합의 결정에 따라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기존 3개 건설사 외 다른 건설사의 참여나 컨소시엄 구성 여부도 열려 있다.  

다만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기존 3개 건설사의 입찰보증금(총 4500억 원) 박탈이나 입찰자격 제한 결정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으로서는 이들 건설사와 기존 관계나 추후 반발에 따른 사업 지연 가능성 등을 고려해 보수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공사비만 2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이 입찰에 참여해 치열한 시공권 경쟁을 벌였는데 국토부와 서울시가 입찰 과정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특별점검 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사업 진행이 멈췄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