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8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7일 플로리다주를 방문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출발하기 전 북한과 협상 재개와 관련한 계획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북한을 지켜볼 것”이라며 “나는 만약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김정은이 미국 대선에 개입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생각"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나는 우리 두 사람 모두 그것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김정은 위원장)는 내가 선거를 앞두고 있음을 알고 있다”며 “나는 그가 대선에 개입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들이 2020년 하반기에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질문을 꺼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발언을 내놨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국과 북한의 핵협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데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사는 7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지금 미국과 긴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며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미국이 추구하는 지속적이며 실질적 대화는 국내 정치적 아젠다로서 북미대화를 편의주의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시간벌기 속임수”라고 덧붙였다.

김 대사가 언급한 ‘국내 정치적 아젠다’는 2020년 미국 대선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북한과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만 연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게서 비핵화 협상 압박을 받자 협상과 선거는 별개라는 점을 강조하며 북한의 대선 개입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김정은 위원장)가 선거에 개입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며 “그는 뭔가 일어나길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진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논의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7일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한국과 미국 정상이 이날 오전 11시부터 30분 동안 통화했다”며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데 인식을 공유했으며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의 조기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대화동력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고 대변인은 “두 정상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하기 위한 방안을 심도있게 협의했다”며 “두 정상은 한미 정상 사이 협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지 통화하자는데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