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출마 예정자들의 출마선언이 이어지면서 누가 유력한지를 두고 여러 말이 나온다.
 
농협회장 선거 또 지역대결 되나, 여원구 이성희 유남영 강호동 경쟁

▲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호동 경상남도 율곡농협조합장, 여원구 경기도 양평농협 조합장, 유남영 전라북도 정읍농협 조합장, 이성희 전 경기도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


29일 농업계에 따르면 여원구 경기도 양평 양서농협 조합장, 유남영 전라북도 정읍농협 조합장, 천호진 전 전국농협경매발전연구회장 등이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출마 예정자들은 내년 1월16일과 17일 공식 후보자 등록을 거쳐 18일부터 30일까지 선거운동을 하게 된다.

13일이라는 짧은 선거운동기간을 고려하면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도 ‘깜깜이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책선거가 아닌 지역선거 구도로 치러지면 지역별 대의원 수가 선거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농협중앙회 대의원은 모두 293명으로 지역농협조합장, 지역축협조합장, 품목별 조합장으로 구성돼 있다.

지역별로는 영남(32%), 호남(21%), 충청(18%), 경기(16%) 순서로 많은 대의원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지역별 대의원 구성을 확인해줄 수 없다”며 “대의원은 농협중앙회 정관 제47조 제3항에 따라 300명 이내에서 조합원 수, 경제사업 규모, 출자금규모 및 지방자치단체 수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민선으로 바뀐 뒤 아직 농협중앙회장을 배출하지 못한 경기지역에서는 여원구 양평농협 조합장과 이성희 전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이 유력후보로 꼽힌다.

여 조합장은 농협중앙회 이사와 경기도조합운영위원회 의장도 맡고 있어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 현안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전 조합장은 2016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결선투표까지 올랐던 만큼 전국적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여 조합장과 이 전 조합장은 대의원 수가 적은 경기도를 지지기반으로 한다는 점, 두 후보 모두 출마의지가 강해 표가 나뉠 수 있다는 점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호남에서 유력후보로 꼽히는 유남영 전라북도 정읍농협 조합장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뒤를 잇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 조합장은 한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김 회장이 농협 변화를 위한 1기 내각이었다면 이를 이어받는 건 2기 내각이라고 할 수 있다”며 “누군가는 자신의 색깔이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김 회장이 4년 동안 추진한 사업을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좋은 결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남 출신이 연이어 농협중앙회장에 오르는 것을 두고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남에서는 강호동 경상남도 율곡농협조합장이 떠오르고 있다. 

강 조합장 1963년에 태어나 농협중앙회장 출마 예정자 가운데 가장 젊다. 그럼에도 조합장으로 4번이나 뽑힐 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덕규 전 경상남도 합천 가야농협조합장도 출마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2016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 재판에서 벌금 200만 원을 받았다.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출마하더라도 지지를 받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충청에서는 김병국 전 서충주농협 조합장이 유력하다. 김 전 조합장은 출판기념회를 열며 지지층을 모으고 있지만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점을 극복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