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과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주식 매매계약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웅진코웨이 임원 대부분이 자사주를 처분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29일 웅진코웨이에 따르면 웅진코웨이 주요임원 5명은 최근에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을 대부분 처분했다.
 
넷마블에 웅진코웨이 매각협상 난항, 임원들은 자사주 팔아 논란 키워

▲ 웅진코웨이 기업로고.


김종배 총괄부사장, 라인수 전무, 이선용 전무, 윤규선 상무, 이지훈 상무 등이 20일과 22일, 25일에 걸쳐 웅진코웨이 주식을 팔았는데 이들이 매각한 주식 수는 6만9638주로 매각대금은 65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주식을 팔고난 뒤 웅진코웨이 전체 임원들이 들고 있는 주식 수는 2199주뿐이다.

웅진그룹과 넷마블의 거래대상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인 만큼 협상 자체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웅진코웨이와 넷마블이 예상보다 협상을 길게 끌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회사의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임원진 교체 등으로 매각대상 회사의 임원들이 보유한 주식을 처분하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아직 매각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임원들이 주식을 처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협상기간에 임원들의 주식 매각은 협상의 향방을 놓고 각종 구설수를 낳을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넷마블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웅진코웨이 주가가 오른 만큼 임원 개개인이 차익실현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웅진그룹과 넷마블의 줄다리기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논란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웅진그룹과 넷마블은 원래 11월 중순에 주식 매매계약을 맺고 올해 안에 거래를 마치려고 했지만 예상기한을 훌쩍 넘긴 채 씨름을 이어가면서 협상이 어그러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CS닥터의 직접고용 및 퇴직금 지급 등 노조 문제로 본입찰에 써냈던 1조8천억 원보다 낮은 가격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이 웅진그룹에게 경업금지 조항을 포함하자고 요구할지 여부도 협상진행에 걸림돌이 될 요인으로 꼽힌다.

웅진그룹은 2013년 MBK파트너스에 웅진코웨이를 매각할 때 ‘5년 경업금지 조항’을 포함했다. 국내에서 5년 동안 렌털 관련 사업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이에 웅진그룹은 2015년 터커 법인인 에버스카이를 세우고 해외에서 렌털사업을 시작했는데 이런 사례를 앞서 봤던 넷마블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경업금지를 요구할 수도 있다.

웅진그룹은 에버스카이를 세운 뒤 지금까지 적자만 보고 있었는데 해외 경업금지를 받아들인다면 손실을 감수하고 사업을 접어야하는 만큼 웅진코웨이 매각가격을 더욱 낮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웅진코웨이 노조에 속한 CS닥터(설치·수리기사)들이 한 달 가까이 신규 설치·수거 업무만 할 뿐 AS업무는 거부하는 파업을 진행하면서 고객들의 불만은 점차 커지고 있다.

수리기사 방문이 아무런 통보도 없이 한 달째 미뤄지고 있거나 계약해지를 요청해도 렌털료는 계속 빠져나갈 뿐 별다른 조치가 없다는 등 웅진코웨이의 서비스품질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서비스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차익실현을 추구한 웅진코웨이 임원들을 향한 비난이 더욱 거센 이유이기도 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