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그룹의 비효율적 구조 해결에 조만간 나설 것으로 보인다.

21일 항공업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항공업과 이를 지원하는 사업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한진그룹 내 계열사를 구조조정할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다.
 
[오늘Who] 조원태, 한진그룹 경영효율 위해 어떤 사업과 자산 버릴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 회장은 최근 뉴욕에서 있었던 간담회에서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주축으로 사업을 운영할 것이고 항공운송과 그것을 지원하는 사업 외에는 관심이 없다”며 “그룹이 안정되면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관심을 두는 사업으로 '항공운송과 제작, 여행업, 호텔 사업' 등을 꼽았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그동안 주로 항공사업과 관련된 계열사들을 거느려왔기 때문에 ‘항공업과 관련된 사업’이라는 기준만으로는 버려질 계열사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굳이 찾는다면 부동산 관리를 맡고 있는 정석기업을 꼽을 수 있는데 정석기업의 지분 대부분을 조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데다 매해 1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어 조 회장이 버릴 회사라고 보기는 힘들다.

결국 조 회장이 경영권 등 제반 사항을 안정화하면 정리할 것을 생각해보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비추어 볼 때 당분간은 KCGI등에 대항해 경영권 방어에 집중하면서 추후 경영 과정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 비주력 계열사를 확실히 정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진 계열사 가운데 사업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곳으로는 싸이버스카이, 왕산레저개발, 제동레저 등이 꼽힌다.

특히 왕산레저개발은 대한항공이 2011년 인천국제공항 인근 요트계류장인 ‘왕산마리나’를 조성할 목적으로 자본금 60억 원을 투입해 설립한 회사인데 설립 이후 단 한 차례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왕산레저개발은 2012년 영업손실 1082만 원을 낸 것을 시작으로 계속 적자를 봐 2016년 12억7775만 원, 2017년 20억4347만 원, 2018년 22억 9424만 원 등 적자폭이 늘고 있다.

또한 인터넷통신판매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싸이버스카이는 기내면세품 위탁판매를 하고 있는데 몇 년 사이 수익이 4분의 1로 줄어들었고 골프장을 운영하는 관광레저 회사인 제동레저도 2016년 2521만 원, 2017년 3187만 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회장은 계열사 구조조정뿐만 아니라 적자가 나는 항공노선을 정리하고 조직개편을 통한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지출하는 고정비 가운데 연료비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인건비다. 고정비 가운데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이른다.

대한항공은 최근 일본여행 자제운동의 여파로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직원들을 대상으로 3개월짜리 단기 무급 희망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업무용 자산매각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뉴욕 간담회에서 “내년 경제상황이 굉장히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비용절감 대책과 재무구조 개선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자산매각과 관련해 대한항공이 호텔 등 복합문화단지 개발을 추진했던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거론되고 있다. 

부지 면적만 3만6300㎡로 축구장 5개 크기와 맞먹을 만큼 큰데다가 매각가격이 6천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에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본다. 

아울러 제주도 정석비행장과 제주도 민속촌, 제주도 제동목장 등도 매각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비업무용 자산들의 가치를 재평가하거나 추가적으로 매각해 부채비율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들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그동안 비업무용 자산 매각에 소극적이었지만 항공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변화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