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이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

김 사장은 삼성그룹 계열사 대표 가운데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인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관련한 문제가 연임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Who]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딛고 대표 연임할까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12월에 시행할 연말 임원인사에서 큰 폭의 개편을 단행한다면 김 사장의 거취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사장은 삼성그룹의 최장수 CEO로 2017년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하며 8년7개월째 삼성바이오로직스 이끌고 있다.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김 사장은 1957년 출생으로 삼성그룹 계열사 대표 가운데 나이도 가장 많다. 따라서 60대 이상 사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다는 ‘60세 퇴진 룰’이 적용된다면 연임이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60세 퇴진 룰은 그룹의 상황과 계열사의 실적 등에 따라 적용되지 않을 때도 많다. 2018년에도 김태한 사장을 포함해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만 60세가 넘었지만 자리를 유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 부진도 김 사장의 연임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15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6년 영업손실 304억 원을 낸지 3년 만에 적자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3분기에 영업이익 236억 원을 거둬 실적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실적보다 더 큰 문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이다.

김 사장은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도록 회계 처리기준을 변경하면서 4조5천억 원 규모의 장부상 평가이익을 얻는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검찰은 김 사장이 이와 관련한 증거인멸을 지시한 정확도 포착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2018년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고발하며 김 사장의 해임을 권고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구속될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검찰은 올해 5월과 7월 연이어 김 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돼 김 사장은 당장의 경영공백을 피할 수 있었다.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는 김 사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고 있다.

김 사장은 최악의 상황을 모면했지만 향후 재판을 받아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영활동에 집중하는 데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김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경영공백의 위험을 미리 차단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김 사장이 분식회계 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모든 책임을 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김 사장이 ‘궂은일’을 처리하는 역할을 맡아 분식회계 문제를 해결한 뒤 물러나기로 그룹 차원에서 결론을 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현재 분식회계 관련 법률수수료로만 분기당 50억~60억 원 정도를 쓰며 사태가 삼성그룹 ‘최윗선’에까지 닿지 않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