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정부의 해운재건정책에 힘입어 2020년에 흑자전환할 수 있을까?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16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해운업 재건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자구노력에 애써온 현대상선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 정부의 해운재건정책에 힘받아 내년 흑자전환 바라본다

▲ 배재훈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


해양수산부는 해운업 재건에 도움을 주기 위해 화주와 동반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해운선사를 우수 선사로 지정하는 ‘우수 선사 인증제’를 추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정부는 많은 한국 해운선사들이 무너진 상태에서 현대상선 등 해운선사들이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수 선사로 인정된 기업에게 항만시설을 이용하거나 정부사업에 참여할 때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도 국내 해운업의 부활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문 장관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정부는 해운선사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경제성과 안전성에 도움이 되는 자율운항선박 기술 도입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장관이 언급한 자율운항선박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집약한 고부가가치 선박을 말한다.   

정부는 해운기업들이 자율운항선박 기술을 도입하면 최적화된 운항경로를 찾을 수 있어 선박 운영비를 최대 22%까지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과실로 사고를 내는 사례도 줄어들어 경제성과 안정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정부의 지원정책은 현대상선이 효율적 선박 운용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선대 스마트화 전략 'NewGAUS2020' 과 맞닿아 있다. 

현대상선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NewGAUS2020은 운항, 계약 및 예약 등 모든 선사운영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IT시스템이다.

현대상선은 선박운항에 첨단 IT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선사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주된 요소라고 보고 NewGAUS2020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기술을 접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첨단 IT기술이 해양운송에 도입되면 태풍과 같은 위기상황에 실시간으로 대처할 수 있고 운송의 정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상선은 이런 첨단 IT기술 도입의 첫 단계로 사물인터넷을 냉동컨테이너에 접목하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기술이 냉동컨테이너와 합쳐지면 냉동컨테이너의 내부온도, 화물의 상태 등을 세계 어디에서나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관리가 쉬워질 뿐만 아니라 화주가 화물의 상태를 점검하기도 쉬워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대상선은 IT기술 접목계획과 더불어 실적 개선을 위한 자구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고수익 화물로 분류되는 약품, 신선식품 등 냉장화물과 규격초과화물을 확보하는 데 힘쓰면서 화물량에 맞는 최적의 항로를 선택하는 효율적 선대관리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며 재기 의지를 다져왔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비용 절감방안을 마련하고 인재를 영입하는 등 전사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다가오는 2020년을 전환점으로 만들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대상선의 자구노력은 실적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상선은 2019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4477억 원, 영업손실 466억 원, 순손실 1242억 원을 냈다. 2018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19억 원 늘었고 영업손실은 765억 원 감소했으며 순손실 규모도 425억 원을 줄이는 성과를 보였다. 

해운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의 재기를 위한 노력과 정부의 지원정책이 맞물려 시너지를 낸다면 2020년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IT기술을 해운산업에 접목하고 친환경적 기술이 적용된 대형 스마트선박 도입을 준비하는 등 재기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자구노력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까지 더해진다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