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식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보험업황 악화에 투자손실까지 겹치면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 초 영업을 시작하는 온라인 전문 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이 온라인 보험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야 한화손해보험의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부진에 온라인 전문 '캐롯손해보험' 성공 절실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18일 캐롯손해보험에 따르면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차별화한 보험상품을 통해 온라인 보험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캐롯손해보험은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SK텔레콤의 차량용 내비게이션 티맵으로 얻은 주행거리, 운전습관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실제 주행한 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내는 자동차보험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보험설계를 통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캐롯손해보험 관계자는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내는 보험을 먼저 출시한 뒤 운전습관에 따라 보험료를 다르게 매기는 보험도 내놓을 것”이라며 “운전자 습관 등에 따른 사고확률 등을 반영해 운전자마다 세분화된 보험료체계를 선보인다면 손해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롯손해보험은 비대면 채널에서 보험을 판매하기 때문에 사업비율 측면에서도 강점을 보여줄 수 있다. 사업비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인건비, 마케팅 비용, 보험모집 수수료 등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자동차보험 등 구조가 정형화돼있고 보험료가 싼 상품을 중심으로 비대면 가입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캐롯손해보험에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8년도 금융 정보화 추진현황’에 따르면 손해보험 대면거래 보험 가입률은 2014년 94.2%에서 2018년 88.6%로 감소했다. 

캐롯손해보험이 온라인 전문 보험사로서 장점을 발휘해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낮춘다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박 사장이 한화손해보험의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캐롯손해보험의 성공이 절실하다. 캐롯손해보험이 수익성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과를 거둬야 한화손해보험의 실적 개선에도 힘을 받을 수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3분기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 14억2900만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8% 줄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손해보험의 실적 악화를 두고 “투자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손해율 부담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한화손해보험 3분기 손해율은 85.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포인트 올랐다.

유가증권 손상차손이 발생하면서 투자수익률도 나빠지고 있다. 3분기 투자수익률은 2.9%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감소했다.

박 사장이 캐롯손해보험을 설립하는 데 과감한 투자를 한 만큼 기대에 맞는 성과를 거둬야 한다.

한화손해보험은 캐롯손해보험 자본금 850억 원 가운데 75.1%(약 637억 원)를 출자했다. 

지난해 한화손해보험이 별도기준 순이익 820억 원을 거뒀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해 순이익의 80%가량을 투자한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