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제관광도시 공모 신청을 고심하고 있다.

광주시의 관광산업 수준이 다른 경쟁도시와 비교할 때 평가기준에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용섭, 광주에 불리한  정부의 국제관광도시 공모기준에 내심 '불만'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제관광도시 공모기준을 볼 때 광주가 다른 광역시와 비교해 부족한 점이 많이 공모 신청 여부를 놓고 논의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공모 마감이 아직 남은 만큼 공모 신청을 할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선정기준이 특정 지자체를 고려한 것은 아닌지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국제관광도시 공모기준은 외국인 관광객이 얼마나 많이 찾는지, 4성급 이상의 숙박시설을 얼마만큼 갖췄는지, 국제공항이나 국제여객터미널 등을 보유하고 있는지 등이 있다.

접근성에서 항만도시인 부산이나 인천은 국제공항과 국제여객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내륙도시인 광주는 인접해 있는 무안국제공항을 연계하려고 해도 이번 공모에서는 인근 지역과의 연계 신청을 못 하도록 했다.

외국인 관광객 수도 크게 차이가 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광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전국의 1% 수준이다.

이번 국제관광도시 공모에서 제외되는 서울 79.4%와 제주 8.5%를 제외하더라도 경쟁도시인 부산은 14.7%, 인천은 8.3%에 이른다.

4성급 이상 호텔은 부산과 인천이 각각 10개씩 갖추고 있는 것과 달리 광주는 4성급 호텔 2곳이 있다. 5성급 호텔은 없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신규시설 건립 계획이나 인근 지역과 연계 등도 평가기준에서 제외해 시내면세점과 특급호텔 유치계획이나 인근 무안국제공항도 반영할 수 없다.

이용섭 시장이 국제관광도시 공모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평가기준이 나오기 전인 4월 교수 등 전문가 그룹과 함께 관광전략 개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광주의 관광 분야 현황과 장기발전전략 등을 논의했다.

국제공항이나 항만 등이 있는 인접 시군과 광역생활권협의회 등을 열고 관광산업 활성화방안을 찾기도 했다.

광주의 기존 관광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주변 지역과 연계하는 전략을 마련했지만 최근 확정된 문화체육관광부의 선정기준에는 못 미치게 된 것이다.

광주뿐만 아니라 대구, 대전, 울산 역시 이 사업의 들러리가 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용헌 광주컨벤션뷰로 대표이사는 “문체부의 계획은 애초부터 시나리오가 있지 않았나 하는 의혹이 짙다”며 “부산이나 인천은 이미 잘 갖춰진 풍부한 인프라 덕에 다른 지역에 비해 관광 경쟁력이 상당히 높은데 겉으로는 지역 균형발전을 얘기하면서 속으로는 싹수 있는 지자체를 밀어주겠다는 계산이 선 것 같아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국제관광도시 공모와는 별개로 관광도시로서 기본을 갖추는 노력은 지속하기로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국제관광도시에 선정이 안 되더라도 그동안 준비해 온 각종 계획을 추진해 광주의 관광산업 토대를 다지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월15일부터 12윌4일까지 광역시를 대상으로 국제관광도시 1곳, 기초자치단체인 시를 대상으로 지역관광거점도시 4곳 등 관광거점도시 공모신청을 받고있다.

선정된 국제관광도시와 지역관광거점도시 각각 500억원 안팎의 국비가 지원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