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한국 해운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4차산업 기술을 해운산업에 도입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해운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개편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만큼 해운산업에 4차산업 기술을 접목해 내실을 갖춰 나가는 데도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성혁, 해운산업에 ‘4차산업’ 입혀 체질 바꾸기에 해수부 역량 쏟아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14일 해수부에 따르면 문 장관은 4차산업 기술을 적용해 해운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해수부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4차산업 기술을 적용해 해운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며 “해상운송체계를 지능화하고 해상 물류서비스를 혁신하는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키워 국내 해운산업의 위상을 회복하는 일은 문 장관 취임 전부터 해수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국내 해운산업은 업황 악화의 여파로 2016년 양대 국적선사였던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부도위기에 내몰리는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결국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거쳐 파산하고 중소형 해운사들도 대거 시장에서 퇴출되며 국내 해운산업의 시장 점유율과 경쟁력은 크게 떨어졌다.

이 때문에 해수부는 해운사 사이 항로를 조정하고 비용 절감을 위한 고효율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해운산업 구조개편을 진행해왔다.

중소중견 해운사 사이 인수합병도 추진했다.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큰 해운산업에서 해운사를 통합하는 일은 가장 효과적 산업 구조개편 방안으로 평가된다. 현재 흥아해운과 장금상선의 컨테이너 부문 통합법인이 내년 초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쌓이는 가운데 해운산업도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가 나타난다.

현대상선은 7월 세계 3대 해운동맹 가운데 하나인 ‘디얼라이언스’ 정회원으로 가입하며 국내 해운산업이 회복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등 경제연구기관에 따르면 해운업황은 내년에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장관은 “내년 하반기부터 해운산업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내년에 국내 해운산업을 한진해운 파산 전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도 내비쳤다.

해운업계 안팎에서는 중소해운사뿐 아니라 대형해운사 사이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민간 해운사끼리 통합하는 데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섣불리 인수합병을 추진하기 어렵다. 

해수부도 “해운사 사이 통합 여부는 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항”이라는 뜻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문 장관은 기존에 추진하던 해운산업 구조개편을 위해 해운업계와 소통을 지속하면서도 4차산업 기술을 해운산업에 도입해 내실도 갖춰나간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문 장관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해양수산 스마트화의 기반을 닦은 장관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4차산업 기술을 활용한 해운과 수산 분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뜻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 장관은 해운산업에 4차산업 기술을 도입하는 일들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 해상물류체계 도입을 위한 연구개발 등에 예산도 대폭 늘렸다.

연구개발 예산은 자동화항만 분야가 기존 30억 원에서 220억 원으로, 지능형 항만물류체계 분야는 기존 52억 원에서 191억 원으로 확대된다.

해수부가 최근 내놓은 ‘해양수산 스마트화 전략’을 보면 자율운항선박을 도입하고 스마트항만시스템을 구축하며 해상교통 인프라와 물류자원 공유플랫폼 등을 만드는 등 해운체계를 지능화하고 물류서비스를 혁신하는 방안들이 담겼다.

문 장관은 “이번 전략은 해양수산 각 분야의 스마트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저변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해양수산 분야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종사자들이 현장에서 도전하고 협력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꾸준히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