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블록체인사업을 지역화폐와 연계해 성과를 내고 있다. 

KT는 2015년부터 개발한 블록체인 기술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지역화폐 서비스를 잇따라 수주하며 블록체인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데 지자체들의 지역화폐 발행이 늘며 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KT, 지역화폐 서비스 수주 늘리며 블록체인사업 성과 가시화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10일 KT 관계자에 따르면 KT의 지역화폐 플랫폼 ‘착한페이’를 이용해 지역화폐를 만들려는 지방자치단체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KT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최근 지자체 몇 곳의 지역화폐 서비스를 더 수주했다”며 “이미 시행하고 있는 지자체들의 성공사례를 보고 다른 지자체에서도 문의가 계속 오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2019년 4월 김포페이를 시작으로 8월 공주페이, 9월 울산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김포시, 공주시, 울산시에서 각각 운영하는 지역화폐 서비스다.

4월에 시작한 김포페이는 연간 발행 목표액을 110억 원으로 잡았지만 9월 기준으로 이미 발행액 180억 원을 넘어섰으며 시행 7개월 만인 11월 현재 200억 원 이상 발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포페이의 발행액이 기대를 넘어서자 김포시는 연간 발행 목표액을 290억 원으로 높여 잡았다. 

KT는 김포페이가 기대보다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자체개발한 지역화폐 플랫폼 착한페이를 꼽는다.

착한페이는 KT가 블록체인기술을 적용해 만든 지역화폐 플랫폼이자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결제 이용자와 중소상공인들이 사용하기 편리하고 지자체는 관리가 쉽다고 KT는 설명한다.

착한페이는 모바일을 기반으로 QR결제와 카드결제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어 젊은층뿐만 아니라 모바일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 이상의 세대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맹점으로 가입하는 중소상공인들은 원할 때 결제금액을 바로 은행계좌로 수수료 없이 환전할 수 있어 중소상공인들의 가입율도 높다. 김포시의 연매출 10억 원 이하의 소상공인은 1만4800곳 정도 되는데 그 가운데 45%인 6500여 곳이 가맹점으로 가입했다.

특히 지역화폐 플랫폼을 선택하는 주체인 지자체들이 실시간으로 지역화폐 사용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관리자모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지자체들의 호응이 높은 것으로 KT는 파악하고 있다. 

또 기존에는 종이로 주로 제작돼 상품권을 중계업자에게 되팔아 현금화하는 상품권깡에 이용되거나 위조나 변조 등이 가능한 부작용이 있었지만 착한페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이러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KT는 지역화폐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전국의 지자체를 대상으로 홍보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7월 기준으로 전국 177개 지자체에서 지역화폐를 발행했다. 발행규모는 2015년 892억 원이었지만 2019년에는 2조3천억 원까지 급증했다.

KT 관계자는 “아직 블록체인으로 사업성과를 내는 기업은 많지 않다”며 “지속적으로 지역화폐 서비스를 늘려가 실제 매출에도 도움이 될 정도로 성과를 내고 블록체인을 이용한 다양한 사업모델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시장 조사기관 가트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블록체인시장은 2025년에는 1760억 달러, 2030년에는 3조16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에 참여한 모든 참여자가 공동으로 정보나 가치의 이동을 기록하고 검증 및 보관·실행함으로써 중개자가 없어도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다. 

모든 참여자가 데이터의 변경, 추가, 삭제 내역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일부 사용자가 데이터를 위조·변조하더라도 쉽게 그 사실을 파악할 수 있어 사실상 위조나 변조가 불가능하다. 

KT는 5G통신시대에 중요한 기술로 블록체인을 점찍고 이를 강화하기 위해 2015년부터 블록체인연구센터를 융합기술원 안에 만들고 기술을 개발하는 등 기술 고도화에 힘을 쏟아왔다. 

KT는 2019년 초 블록체인연구센터를 블록체인비즈센터로 확대·개편하고 지역화폐와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Blockchain as a Service), 데이터, 헬스케어, 디지털유통 등 사업팀을 중심으로 조직을 정비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