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빈 NH벤처투자 대표이사 내정자가 농협 외부에서 영입된 벤처투자 전문가로서 실력을 보여줄까?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과 함께 벤처기업을 키워 투자이익을 거두는 성과를 내야 하는 만큼 강 내정자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농협 순혈주의 깬 강성빈, NH벤처투자에서 보일 솜씨 궁금

▲ 강성빈 NH벤처투자 대표이사 내정자.


8일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내년 초부터 NH벤처투자가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강성빈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 상무를 대표이사로 내정한 만큼 NH벤처투자 설립 준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조직체계, 인력구성 등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NH벤처투자 대표이사에 농협 내부 인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벤처투자에 풍부한 경험을 갖춘 강 내정자를 영입했다.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 가운데 서철수 NH농협리츠운용 대표이사와 강 내정자만이 외부에서 영입됐다. 강 내정자가 외부 전문가로서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농협 안팎에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강 내정자는 기존 벤처투자캐피털 회사들과 다르게 NH벤처투자가 농협 계열사라는 점을 고려해 농협의 정체성이 담긴 NH벤처투자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투자대상을 선정할 때 혁신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뿐 아니라 농식품기업, 농축산물유통기업을 발굴하는데도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NH농협금융지주 임원추천위원회가 강 내정자를 두고 농식품 벤처펀드를 운용했던 경험을 높이 평가한 점도 기존 벤처캐피털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달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강 내정자는 7월 조성된 ‘타임와이즈인베스트 농식품 벤처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로 일했다. 

농식품 벤처펀드는 사업 준비단계 또는 사업시작 3년 미만의 농식품경영체, 스마트팜 보육센터 수료생 창업경영체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강 내정자가 외부에서 영입한 만큼 현재 NH농협금융지주에서 벤처기업 투자를 하고 있는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의 협력을 끌어내야 하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금융지주 벤처캐피털 자회사들은 투자펀드를 조성할 때 지주 계열사들로 자금을 투자받는다. 은행, 증권사와 함께 벤처기업 성장을 지원하기도 한다.

하나금융지주 자회사 ‘하나벤처스’는 한우 유통기업 ‘클리버’에 20억 원을 투자하면서 KEB하나은행과 연계해 신용대출을 지원하기도 했다.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 한 관계자는 “농협금융 계열사가 NH벤처의 든든한 지원자가 될 수 있다”면서도 “NH농협은행이나 NH투자증권이 계열사에서 개발한 투자상품을 판매하거나 계열사에서 설정한 펀드에 투자할 때 더 깐깐하게 살펴본다”고 말했다.

강 내정자는 올해 연말에 열릴 NH벤처투자 발기인 총회에서 최종적으로 선임된다. 회사 설립과 동시에 임기 2년을 시작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