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KB캐피탈, 케이카 등 중고차매매시장에서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들이 사업 확대 기대감을 품을 것으로 보인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벤처기업부에 중고차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놓고 부적합 의견을 전달하기로 하면서 대기업에 적용되던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캐피탈 KB캐피탈 케이카, 중고차매매업에서 사업확대 기대 가득

▲ (왼쪽부터)정태영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부회장, 황수남 KB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 


7일 중고차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매매업을 대기업이 사업을 확대하지 못하는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예상된다.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권한이지만 중고차매매 시장의 상황을 고려하면 중소벤처기업부가 동반성장위원회의 의견과 다른 결론을 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은 중고차매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의결하면서 “소상공인의 매출액 증가와 대기업의 시장진출에 따른 영향, 간접적 진입장벽 등을 고려했을 때 중고차매매시장에서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산업경쟁력과 소비자 후생 등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따르는 부정적 영향도 검토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KB캐피탈, 케이카 등은 중고차매매 시장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는다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최종 결정이 나오게 되면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현대캐피탈, KB캐피탈, 케이카 등은 중고차매매 시장에서 대기업으로 분류돼 사업인수, 확장 등에 제약을 받아 왔다.

중고차매매업이 올해 2월까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중고차매매 시장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며 대기업을 규제하자 SK그룹은 SK엔카의 지분을 모두 처분하고 중고차매매 시장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SK엔카는 중고차매매 시장에서 거래량 기준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회사였다. 현재 SK엔카는 SK그룹과 지분관계가 없다.

올해 2월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가 일몰조항에 따라 소멸될 것을 앞두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중고차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검토해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섣불리 결론을 내지 못하자 현대캐피탈, KB캐피탈, 케이카 등은 규제가 해제될 가능성을 대비해 지난해부터 적극적 움직임을 보여왔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로 완성차회사가 그룹 주력회사인 만큼 앞으로 중고차매매 시장에서 대기업의 사업 확대가 가능해지면 가장 경쟁력 있을 기업으로 꼽힌다.

현대캐피탈은 2018년 자동차 생애관리 애플리케이션 ‘플카’를 출시한 뒤 금융기업 최초로 인증차량제도를 도입하는 등 중고차매매시장에서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KB캐피탈은 중고차 매매플랫폼인 ‘KB차차차’를 통해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 들어 인공지능 도입 및 스타트업과 협업으로 KB차차차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중고차 등록대수 기준 1위 플랫폼으로 키웠다.

KB캐피탈은 인공지능으로 고객의 취향과 구매이력을 추적해 최적의 차량을 추천해주는 ‘고객 맞춤형 차량 추천서비스’도 2019년 안에 제공하기로 하는 등 꾸준히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케이카는 올해 4월부터 ‘케이카캐피탈’ 서비스를 내놓고 차량을 자주 바꾸는 젊은층과 외국인, 법인을 대상으로 중고차 금융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케이카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2018년 SK엔카직영을 2287억 원에 인수해 이름을 바꾼 회사다.

케이카는 10월부터는 ‘중고차가 아니다 직영차다’를 구호로 기존의 중고차 기업과 차별화한 서비스를 강조하고 토스와 협업을 통해 광고구호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순위에 올리는 등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그밖에 신한카드 ‘마이오토’, 삼성카드 ‘다이렉트오토’, 우리카드 ‘카정석오토’ 등 중고차매매 시장에 카드사의 진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중고차매매시장은 신차매매시장보다 규모가 커지면서 매력적 시장으로 떠올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거래대수는 연간 220만∼230만 대다. 거래액 기준으로는 27조 원 규모로 신차 판매시장의 1.65배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