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어수선하다.

KT는 통상적으로 11월이나 12월에 정기인사를 실시해왔는데 올해는 연말 정기인사가 관례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KT 연말 임원인사 미뤄지나, 다음 회장 선임과 맞물려 설왕설래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5일 KT 안팎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KT의 정기인사가 내년 초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KT의 한 관계자는 “올해 안에는 정기인사가 진행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며 “예전 같았으면 연말에 있을 정기인사를 위한 직원 평가가 이미 마무리됐을 시기지만 현재 직원 평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2월까지 낸 실적을 포함해 인사평가를 한다는 얘기도 돈다”고 덧붙였다. 

이런 분위기는 KT가 다음 회장을 선발하기 위한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기업의 경영진이 교체될 때는 다음 대표이사가 조직개편과 인사를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KT의 다음 회장이 결정된 이후에야 인사를 위한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말이다.

업계에서는 12월 중에 KT의 다음 회장 내정자가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에 내정자가 결정된 뒤 인수위원회가 꾸려지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 정기인사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인사평가 자체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말이 KT 내부에서 나온다. 이를 두고 황창규 회장이 연말인사와 관련해 고심 중이라는 시선도 있다.

황 회장이 다음 회장 내정자가 정해지기에 앞서 올해 안에 정기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고 보는 시선도 KT 내부에 존재한다.

다음 회장 선출이 늦춰지고 있는 상황에서 황 회장이 조직의 안정성과 경영의 연속성 등을 이유로 떠나기 전에 마지막 정기인사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황 회장이 인사평가와 조직개편까지 모두 한 다음에 떠날 것이라는 말이 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황 회장이 퇴임한 뒤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비판적 목소리도 나온다.

KT는 그동안 연말 정기인사에서 계열사 사장단을 교체하는 등 굵직굵직한 인사를 실시했다.

2018년 11월28일 발표한 인사에서는 KT에스테이트와 KTH를 비롯해 7개 계열사의 사장을 교체했고 2017년 11월16일 진행된 인사에서는 BC카드와 KT파워텔 등 5개 계열사의 사장을 바꿨다.

KT는 이전에도 정기인사를 늦게 실시한 적이 있다. 

2016년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의 연임을 두고 결정이 늦어지면서 해를 넘겨 2017년 1월에서야 인사가 발표됐다. 

당시 연말 정기인사가 미뤄지며 2016년 12월 말까지 임기였던 임원들을 대상으로 2017년 1월까지 한 달 동안 고용을 연장하기 위한 계약을 맺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