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셀트리온을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종합 제약사로 만들기 위해 에이즈 치료제, 치매 패치제 등으로 케미컬의약품(화학합성의약품) 제품군을 확대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이 주력분야로 삼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사업뿐 아니라 케미칼의약품사업에서도 속도를 내 중장기 성장동력을 만들어나간다는 전략을 밀어가고 있다.
 
[오늘Who] 서정진, 셀트리온 케미컬의약품도 늘려 종합제약사로 간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5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회사 아이큐어와 함께 치매 치료제인 ‘도네페질 패치제’ 임상3상을 진행하며 케미컬의약품 제품군을 넓혀나가고 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이 글로벌 종합 제약사로 변모하려면 바이오시밀러와 케미컬의약품 모두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본다.

케미컬의약품시장은 세계 의약품시장의 70%를 차지한다. 2021년까지 규모가 1천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바이오시밀러로 성과를 낸 셀트리온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략할 필요가 있는 시장인 셈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을 글로벌 제약사 수준의 제품군을 갖춘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2015년부터 케미컬개발팀을 신설해 글로벌 케미컬의약품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올해 1월 서 회장은 케미컬의약품사업의 연구개발비용 4조 원, 생산설비 1조 원 등 모두 5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서 회장은 1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항체 바이오의약품과 에이즈치료제 등 케미칼의약품 전략제품을 양 날개로 삼아 1400조 원 규모에 이르는 세계 제약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이미 지난해 9부 능선을 넘어 올해 정상을 향한 마지막 도약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케미컬의약품사업에서 후발주자인 셀트리온이 승부를 보려면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는 신약 개발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한다.

서 회장이 내놓은 셀트리온 글로벌 프로젝트의 첫 작품은 에이즈 치료제 ‘테믹시스’였다.

테믹시스는 기존 에이즈 치료제보다 저렴한 가격과 두 가지 성분을 합성한 개량신약이라는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허가를 얻어 올해 10월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셀트리온이 테믹시스에 이어 미국 식품의약국의 허가를 받은 ‘리네졸리드(개발명: CT-G1)’는 다양한 양성균으로 발생하는 감염병을 치료하는 항생제 복제약이다.

최근 항생제 내성 문제가 심각해지며 오리지널 의약품인 리네졸리드 수요가 많아져 제약업체들이 리네졸리드 복제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리네졸리드를 결핵 필수 치료제로 지정하면서 국제기구들의 조달물량도 해마다 3배씩 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테믹시스의 미국 매출이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며 “리네졸리드의 출시계획도 이미 세워놨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개발에 실패했던 도네페질 패치제도 아이큐어와 함께 2020년 국내 허가를 목표로 공동 임상3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도네페질은 치매 치료제 가운데 효능이 가장 좋은 성분이지만 고용량을 투약해야 해서 피부를 통해 약물을 흡수하게 하는 패치제로 개발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아이큐어는 피부를 통해 약물을 투여하는 경피 약물 전달 원천기술을 활용해 패치제 개발에 성공했다. 

아이큐어의 도네페질 패치제는 현재 미국 제약사인 코리움, 대웅제약 등 경쟁업체보다 개발 진행단계가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투약 편의성과 안전성도 경쟁약물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큐어와 판권 계약만 맺었던 셀트리온은 아이큐어의 도네페질 패치제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춰다고 판단해 공동개발을 하기로 결정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이은 글로벌 케미컬의약품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도네페질 패치제를 개발하게 됐다”며 “프로젝트를 통해 더 다양한 제품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