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리더십에 흠집이 나고 있다. 정치적 실책이 연이은 탓이다.

황 대표는 지도력이 흔들리면서 내년 총선을 위한 보수통합 논의에도 주도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오늘Who] 황교안 지도력 계속 흠집, 한국당 보수통합 주도력도 흔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5일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에 공개적으로 쇄신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을 지낸 재선 의원으로 지역구는 충남 보령·서천이다.

그는 “영남권과 서울 강남3구 등 3선 이상 선배 의원님들께서는 정치에서 용퇴하든가 당의 결정에 따라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해 주기를 바란다”며 “당 대표부터 희생하는 솔선수범을 보이며 현역의원을 포함한 당 구성원 모두가 기득권을 버리고 환골탈태하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내에서 현역의원이 공개적으로 당 지도부를 향해 쇄신을 앞세워 비판적 의견을 내보이는 것은 황 대표가 2월 취임한 뒤 이번이 처음이다.

황 대표를 향해 당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황 대표가 여론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정치적 실책이라고 평가될 만한 행보를 연이어 보여 왔기 때문이다.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기소된 의원에게 공천 가산점을 주겠다고 한다거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낙마와 관련해 공로위원에 표창장과 상품권을 수여하는 등 당 운영과 관련된 결정들에 모두 논란이 일었다.

10월28일에는 유튜브 자유한국당 공식 채널에 문재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하하는 영상을 올려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당의 품격을 스스로 깎아먹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황 대표를 향한 비판은 총선을 대비하기 위한 인재영입에서 더욱 불거졌다.

황 대표의 1차 영입명단에 ‘공관병 갑횡포’로 대중에 알려진 박찬주 전 육군 대장과 신보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비서의 남편인 백경훈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등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인물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박 전 대장은 4일 기자회견에서 그를 향해 의혹을 제기했던 임태훈 군인권소장을 겨냥해 “삼청교육대 교육을 한 번 받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황 대표를 향한 비판여론에 더욱 불을 붙였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황 대표의 박 전 대장 영입을 놓고 “만약 이 분(박 전 대장)을 영입한다면 우리 당은 5공 공안검사 출신(황 대표)이 5공 장군(박 전 대장)을 영입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당내 지도력이 흔들리면서 ‘보수통합’ 논의도 진척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 등 야권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할만한 의석을 차지하려면 보수진영 통합 등 야권 재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바라본다.

하지만 황 대표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황 대표를 향해 “보수 재건을 위해 대화하자고 하면 언제든 만날 생각이 있다”거나 “날만 잡히면 황 대표를 만날 수 있다”고 발언하는 등 보수통합 논의를 재촉하고 있음에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보수통합 논의는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수도권이나 충청권 등 내년 총선에서 당선을 확신하기 어려운 지역구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요구되는 사안이다.

반면 주로 친박계로 분류되는 영남권 지역구 의원들은 보수통합 논의에 다소 미온적이다.

영남권 의원들과 비영남권 의원들 사이에 보수통합을 놓고 온도차가 있는 만큼 황 대표가 보수통합 논의에 속도를 내려면 이견을 조정하는 등 당 차원의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황 대표가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이견을 조율하고 당 차원의 의사결정을 관철시킬 만큼의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안팎에서는 황 대표가 주요 당내 지지기반인 친박계 의원들의 뜻을 거스르지 못하고 기득권에 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강경파, 온건파, 주류, 비주류, 청년, 여성 등을 아우르는 더불어민주당의 총선기획단 인선을 보니 섬뜩하다”며 “자유한국당도 지지층만 바라보는 폐쇄적 모습에서 탈피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