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석 한국철도공사(한국철도, 코레일) 사장이 사람 중심의 철도안전을 내걸고 있지만 밀양역 사고 등이 이어지면서 철도안전을 놓고 노조의 공격을 받고 있어 곤혼스런 처지에 몰렸다.

4일 한국철도공사와 민주노총에 따르면 오송역 KTX 단전, 강릉선 KTX 탈선 등을 계기로 한국철도 안전대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철도 노동자들은 여전히 작업할 때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손병석, 철도공사 '사람 중심 철도안전' 걸었지만 노조 불신 보여 '곤혹'

손병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열차가 운행할 때 철로작업 금지, 사고 예방을 위한 열차 감시인 추가 배치 등 실질적 내용을 담아 산업안전보건법과 철도안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철도 노동자들은 현장 안전인력도 더 충원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재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선전국장은 “기획재정부가 2018년 3월 공공기관의 안전관리지침을 통해 2인1조 근무제 추진 등 공공기관 안전인력을 충원하기로 했지만 관리인력만 충원하고 현장인력은 아직도 충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밀양역 사고를 계기로 10월31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 노동자의 실질적 안전 보장을 위해 법 개정과 제도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손병석 사장이 3월 취임 때부터 ‘안전경영’을 가장 강조하고 안전관리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조직과 제도를 구축해 왔지만 그 뒤로도 철도사고가 이어지면서 철도안전에 불신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10월22일 경상남도 밀양시 밀양역에서는 한국철도 직원이 선로 유지·보수 작업을 하다가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새마을호 열차에 치여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철도는 수백톤에 달하는 기관차가 수백 명의 승객을 태우고 고속으로 움직여 일반승용차의 교통사고와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전 인력과 시스템도 이중삼중으로 준비해야 한다"면서 "밀양역 사고는 인력 부족으로 일어난 예견된 사고일 수밖에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강영만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 조직국장은 "현장인력이 충분했으면 사망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 사장이 10월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사람 중심의 철도안전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얼마 뒤 밀양역에서 철도 노동자 사상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안전사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동조합과 세부적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며 “인력 부족만이 원인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 원인을 찾기 위해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철도는 노조와 논의를 진행하면서 필요하다면 산업안전보건법과 철도안전법 개정사항도 검토하고 구체적 내용을 만들어나가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손 사장은 국회 국정감사 때 “국제수준의 철도안전 관리체계로 혁신하고 스마트 유지보수체계를 구축해 사람 중심의 철도안전을 강화하겠다”며 “철도 유지·보수를 한국철도와 철도시설공단이 서로 떠넘기지 않고 합동으로 종합대책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