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코리아 대표 멍샤오윈, 한국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팔고 싶다

▲ 멍샤오윈 화웨이코리아 대표가 10월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웨이코리아 홈페이지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와 세계 최초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의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화웨이 메이트X를 상세히 소개하는 코너가 있다.

메이트X는 중국에만 출시가 확정됐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가의 화웨이 홈페이지는 물론 화웨이글로벌 홈페이지에도 메이트X 소개 페이지는 실려있지 않다. 메이트X를 스마트폰 제품 목록의 첫 줄에 올려놓고 있는 곳은 중국 본사를 제외하면 화웨이코리아가 사실상 유일하다.

그만큼 화웨이가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의 경쟁국가인 한국을 의식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뿐 아니라 한국은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국가이면서 교류협력을 돈독히 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한국시장에 공을 들이며 보안 우려에는 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멍샤오윈 화웨이코리아 대표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3일 화웨이코리아에 따르면 이동통신3사에 메이트X 출시를 제안하기는 했으나 미국의 제재로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없어 출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화웨이코리아 관계자는 “미국 제재 영향으로 현재는 출시가 어렵다”면서도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논의를 재개해 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멍샤오윈 대표는 9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한국언론 대상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시장에 메이트X를 출시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면서 출시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화웨이가 넘어야 할 벽은 자체적으로 손쓸 도리가 없는 미국의 제재만이 아니기에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제재가 풀린다 해도 일반소비자들을 상대로 스마트폰 제품을 판매하려면 화웨이를 향한 보안 우려 등 불리한 여론을 넘어서야 한다.

멍 대표가 10월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화웨이를 향한 보안 우려를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화웨이는 회사 이익보다 정보보안을 우선한다”며 “국제보안 인증을 완료했으며 인증서가 발급되면 곧바로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국감에서 적극적 방어에 나선 것은 한국시장을 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멍 대표는 9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매출이 글로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00 분의 4정도에 불과하지만 글로벌 공급망의 측면에서 중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송카이 화웨이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도 “한국은 가장 빠르고 활발하게 5G 생태계를 조성한 국가로 화웨이에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멍 대표는 한국시장에서 사업 파트너들과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8월 중소기업 3곳과 서비스 개발 및 인력양성 업무협약을 맺었고 10월에도 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과 5G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는 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과 업무협약을 맺는 자리에서 “‘한국에서 한국을 위한’이라는 이념 아래 한국의 건강한 정보통신기술 생태계 조성 및 한국 중소기업들과 상생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시장에서 연구개발(R&D)센터를 개소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미 5월 연구시설인 5G 오픈랩을 열었고 5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 5G 네트워크 관련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중이다. 시장 상황을 고려해 2020년 상반기에 연구개발센터 구축 여부를 결정하려고 한다.

연구개발센터가 세워지면 멍 대표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멍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이기도 하다.

멍 대표는 중국 우한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중국 선전의 차이나텔레콤에서 일했다. 2007년 무선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화웨이에 입사했고 화웨이 인도네시아 법인에서 세일즈담당 임원과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지낸 뒤 한국지사장으로 부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