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계속 맡기로, "소임 다하겠다"

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남은 임기를 이어간다.

최근 불거진 ‘갑횡포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한 책임을 다하기로 했다. 

30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이사회를 열고 권 회장의 거취와 관련해 남은 임기 동안 협회장의 직무를 이어갈 수 있도록 결정했다.

권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투자협회 이사회로부터 개인적 사유만으로 거취를 결정하기에는 선출직 회장으로서 부여된 임무와 권한이 크고 경영 공백 사태가 벌어졌을 때 불거질 수 있는 문제를 고려해 협회장으로서 임기를 지속하라는 의견을 받았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최근 운전기사와 협회 홍보직원, 기자들을 상대로 부적절한 언행을 담은 녹취록이 공개되며 파문이 일자 모든 공식 일정을 중단하고 거취 여부를 놓고 의견을 들어왔다.

금융투자협회 이사회는 권 회장이 사퇴했을 때 불거질 수 있는 금융투자협회의 경영차질이 클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안을 마무리하는 것이 더욱 책임감 있는 선택이라는 이사회의 의견을 감안하겠다”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 발전이라는 금융투자협회의 소임을 다하도록 다시 한 번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권 회장에 다시는 이번 사태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질타와 함께 앞으로 금융투자업계가 나아가야할 방향으로 협회를 이끄는 데 최선을 다하라는 권고를 전달했다.

권 회장은 올해 연말까지 금융투자협회 내부의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대응책을 내놓을 계획도 세워뒀다.

일각에서는 이번 녹취록 공개의 배경에 금융투자협회 내부 갈등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동안 금융투자협회 노동조합이 회사와 오랜기간 갈등을 겪어온 만큼 이번 녹취록 역시 노조에서 퍼트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권 회장은 “열심히 일하는 금융투자협회 직원들의 명예가 실추된 것이 죄송하다”며 “(녹취록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벌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