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인 펄어비스 대표이사가 펄어비스를 ‘메이저’ 게임회사로 키우는 과정을 착착 밟아가고 있다.

펄어비스는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글로벌시장을 공략하는 데 도전한다. 
 
[오늘Who] 정경인, 검은사막 모바일 글로벌판으로 '메이저' 도약 의지

▲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이사.


펄어비스는 24일 ‘검은사막 모바일’ 글로벌판을 캐나다와 칠레, 스웨덴, 터키, 아일랜드, 호주, 말레이시아 등 7개 나라에 예비적으로 출시한다.

펄어비스는 각 대륙별로 국가를 골고루 골라 게임을 냈다고 설명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운영 방향과 콘텐츠, 네트워크 등을 점검해 현지에 맞는 서비스를 준비하려 예비출시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을 글로벌시장에 본격 내놓기 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펄어비스는 올해 안에 검은사막 모바일 글로벌판을 정식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모바일 글로벌판을 내놓는 것은 단순히 해외매출을 늘리려는 시도에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메이저’ 게임회사로 도약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정 대표는 과거 CCP게임즈를 인수한 배경을 설명할 때도 “펄어비스는 글로벌 메이저 게임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펄어비스는 2010년 설립 뒤 2018년 기준 연간 매출 4천억 원, 영업이익 1700억 원을 내는 회사로 성장했지만 아직 넥슨이나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대표 게임회사들의 이름값을 따라잡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해외로 시선을 넓히면 메이저에서 더욱 동떨어져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 글로벌판은 ‘검은사막’ 지식재산을 넓히는 최종 단계다. 펄어비스는 그동안 PC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을 출시한 뒤 모바일과 콘솔로 플랫폼을 넓히고 대만과 일본 등으로 운영지역을 확장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현재 펄어비스가 가장 주력하는 대표 게임이다. 2019년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 가운데 검은사막 모바일은 64%를 차지했다. 검은사막 PC판은 18%, 검은사막 콘솔판은 7%, CCP게임즈의 ‘이브온라인’이 10%를 올렸다.

펄어비스는 북미와 유럽지역에 검은사막 콘솔판을 먼저 내놨다. 3월에 플레이스테이션4를, 5월에 엑스박스원 플랫폼에 출시했다.

펄어비스는 콘솔에서 쌓은 노하우를 검은사막 모바일에 최대한 녹여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CCP게임즈를 인수한 효과를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CCP게임즈는 아이슬란드 게임회사로 펄어비스가 지난해 9월 지분 100%를 인수했다. 

CCP게임즈는 2003년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 이브온라인을 출시하는 등 서구권에서 대규모 다중접속 게임들을 운영해왔다.

정 대표는 3월 기자간담회에서 “CCP게임즈는 서구권에서 강점이 있어 검은사막을 세계적으로 운영하는 상황에서 서구시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판호 문제로 진출이 불가능한 중국을 제외하면 미국은 게임시장 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크다. 

검은사막 모바일이 이번에 새로 진출하는 지역에서 현재 대만과 일본에서 보이는 매출순위 정도까지만 오른다면 펄어비스는 새로 개발 중인 게임들을 내놓기도 전에 크게 성장할 기회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대만과 일본에서 구글플레이 기준으로 매출순위가 40위 정도로 집계된다.

다만 게임업계에서는 펄어비스가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으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게임문화가 달라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은 서구시장에서 비주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한국 주요 게임회사들도 서구시장에서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으로 아직 내세울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넥슨은 해외매출 비중이 70%를 웃돌지만 대부분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가 오랫동안 흥행하면서 거둔 성과다. 넷마블은 북미지역에서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와 ‘마블 퓨쳐파이트’ 등이 내는 매출비중이 높다.

엔씨소프트는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적을 내지만 해외매출 비중은 20%대에 그친다. 이마저도 대만과 일본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